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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멘] 꽁꽁 숨어있는 독특한 토리파이탄 라멘

가서 먹은것

by _dahmyam 2020. 5. 1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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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식 조리법은 알면 알수록 독특한 방식이 많은 것 같다. 이번에 다녀온 곳에서는 토리파이탄에 '게'의 맛과 향이 섞어서 아예 새로운 맛을 내고 있었다. 육수의 진한 맛과 여러 풍미가 조화롭게 완성도 높은 한 그릇이되는 곳이다.

 

 

송파역에 내려서 헬리오시티 단지 상가를 찾아가면 되는데 초행이라면 찾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가가 A, B로 나뉘어있고 잘 찾아서 들어갔다고해도 지하이기 때문에 한층 내려가서 또 찾아헤매야한다. 운이 좋게도 잠깐 헤매긴했지만 오래 걸리지 않고 잘 찾았다. 주변에 회사가 많거나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이 아니어서인지 점심 피크 시간임에도 가게가 한가했다. 헬리오시티 주민이나 이미 알고있는 사람들만 종종 오는 숨겨진 곳인 것 같다. 

 

 

 

라멘집이지만 굳이 일본색깔을 많이 감춘 내외관이 깔끔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들어가면 정면에 키오스크부터 보이는데 주문하고 자리에 앉으면 곧바로 음식준비가 시작된다. 세명이 가서 라멘 네종류를 모두 주문했다. 다른 블로그 후기에는 차슈동도 괜찮았다고 되어있었는데 매진표시가 되어있었다. 

 

 

 

메뉴가 친절하게 소개되어있다. '카니(かに)'가 일본어로 '게'라는 뜻인데 갑각류 성애자로서 게의 맛이 스치기만 해도 감동일 것 같은 마음에 기대가 커졌다. 아니나다를까 음식을 기다리는 내내 게의 향이 가게안을 기분좋게 채우고있었다.

 

 

 

다른 메뉴는 이미 완성되어있는 상태로 먹기만 하면되지만 아부라소바는 비비는 과정과 여러 양념류를 섞어서 먹는 등의 먹는 방식에 따라서 맛이 달라질 수 있어서 설명이 되어있다. 식초를 넣는 다는 것이 좀 독특했는데 신의 한수였다. 사장님과 직원 한분이 계신데 그래서인지 음식을 주문하면 아주 빠르게 음식이 나오는 곳은 아니었다. 바로바로 조리한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기다림이 조금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때 즈음 음식이 나왔다. 

 

 

 

첫번째는 시오 규코츠. 한우 뼈로 육수를 우린다고 설명되어있는데 때문에 생각했던 비주얼은 뽀얀 국물이었지만 맑은 국물로 되어있다. 고명은 소고기 사태, 수비드한 닭가슴살, 소고기(토치로 그을린), 아지타마고(달걀)이 올라가있다. 사태가 아주 입에서 녹아내릴 정도로 잘 삶아서 굉장히 맛있다. 육수를 낼 때 함께 삶았을 것 같은데 때문에 국물은 상당히 깔끔하다. 뼈보다는 고깃국물에 가깝다. 트러플 오일을 넣었다는 설명이 무색하게 규동에 일반적으로 올라가는 얇은 우삼겹인것 같은데 고기 자체는 맛있었지만 소고기 고명에서 나는 불맛이 모든 향을 압도하는 느낌이다. 염도도 낮고 전체적으로 아주 깔끔하고 가벼운 맛. 소뼈보다는 아주 가벼운 닭고기 시오라멘의 느낌에 가까웠다.

 

 

 

수라멘의 라멘 메뉴들 중 유일하게 얇은 면(호소멘)이 나오는데 깔끔한 국물맛과 아주 잘어울리는 식감이었다. 아마 요청하면 면 익힘을 맞춰주시겠지만 딱 중간정도로 식감도 좋고 먹기 편한 익힘이었다. 따로 요청이 없으면 가장 중간익힘으로 맞춰주시는 것 같았다. 지금에서 드는 생각인데 다른 라멘들이 워낙 맛과 국물의 농도가 짙어서 비교적 가볍게 느껴졌던 것 같은데 감칠맛도 풍부하고 밸런스가 아주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다시 찾게되면 뒤에 나올 세가지 중 하나를 먹게 될 것 같다. 시오 규코츠가 맛이 없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뭔가 이 라멘만의 색이 없이 모호한 느낌이 강했다.

 

 

 

두번째는 카니 토리파이탄. 고명은 차슈, 수비드 닭가슴살, 아지타마고, 목이버섯, 양파플레이크가 올라가있다. 언뜻 보면 시오 규코츠와 비슷한데 국물이 완전히 불투명하다. 국물을 먼저 마셔보면 분명히 게의 맛이 나는 것 같은데 닭육수와 어우러져서 제 3의 맛이 난다. 입체적으로 여러가지 맛이 난다기 보다는 완전히 합쳐진 또다른맛. 설명하긴 힘들지만 일단 '맛있다'. 토리파이탄을 전문으로 하는 곳들이 많이 생기고있는데 일본 현지의 맛이 그런건지 한국인 입맛에는 짜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의 토리파이탄은 염도도 아주 적당하다. 게에서 나오는 감칠맛과 고기육수의 조화가 굉장히 좋다. 양파 플레이크가 완전히 눅눅해지기 전에 먹으면 면 사이사이에서 바삭하게 씹히면서 양파의 달큰한 맛이 기분 좋게 퍼진다.

 

 

 

세번째는 매운 카니 토리파이탄. 고명이나 다른 구성은 카니 토리파이탄과 같다. 딱 거기에 매운맛만 얹어진 맛이다. 맵기는 신라면보다 조금 더 매운정도인데 토리파이탄 자체가 조금 느끼하거나 물릴 수도 있는데 매운맛이 그런 부분을 잡아준다. 다시 방문하게되면 둘 사이에서 굉장히 오래 고민할 것 같다. 카니 토리파이탄, 매운 카니 토리파이탄, 명란마요 아부라소바에는 차슈와 수비드 닭가슴살이 모두 올라가는데 식감이 상반되는 느낌이었다. 닭가슴살은 수비드한 것이 잘 드러날 만큼 굉장히 부드러웠는데 차슈는 고기 식감이 조금 남아있었다(두껍게 썰기도 했고). 오랜시간 삶아서 부들부들한 차슈를 좋아한다면 호불호가 조금 갈릴 것 같다. 

 

 

 

면은 중간정도 굵기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전립츄카멘이라는 면을 쓰신다고 한다. 시오 규코츠보다는 쫀득하게 씹히는 느낌이었다.

 

 

 

아지타마고 익힘은 좋았는데 삶을 때 조금 더 달걀을 굴리면 고르게 익힘이 나올 것 같아서 이부분은 좀 아쉬웠다. 라멘들이 모두 맛이 강해서 아지타마고까지 염도가 높았다면 먹기 힘들었을 것 같은데 아주 적당한 정도의 양념이었다. 그리고 달걀 하나를 통으로 주는 것은 굉장히 만족도가 높은 부분이었다.

 

 

초점이 일을 하다 말았다.

 

마지막 명란마요 아부라소바. 아부라소바는 압구정 대막에서 경험해보고 두번째인데 확연이 다른 색깔의 맛이었다. 카니 토리파이탄도 충분히 새로웠는데 아부라소바는 그보다 더 신기했다. 가운데 올라가있는 것이 명란마요인데 전부 다 잘 섞어서 먹으면 된다. 면 아래에 국물이 자박하게 들어가있는데 명란마요와 섞이면서 꾸덕한 느낌의 소스가 되면서 면에 다 달라붙는다. 여기에는 게 향미유가 들어갔다고 하는데 명란의 느낌과 굉장히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대게집에 가면 딱지장에 날치알을 넣고 비벼주는 경우가 있는데 비슷한 느낌. 

 

 

 

위의 설명에서 보면 식초와 매운 양념장을 섞어 먹으라고 되어있는데 너무 늦게 넣은걸 후회하게되는 맛이었다. 양념장은 안넣었는데 식초가 신의 한수다. 완전히 맛이 달라진다. 너무 맛있어서 식초가 특별한건지 여쭤봤는데 그냥 사과식초라고 하셨다. 다시마 식초를 쓰시려다가 이미 아부라소바 소스에 다시마 베이스의 감칠맛이 들어가있어서 사과식초를 쓰신다고한다. 약간의 달큰한 맛이 있는 사과식초가 들어가면서 맛이 꽉차는 느낌이었다. 금산제면소에서 흑식초를 넣고 받았던 충격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식초를 늦게넣은게 후회되서 이미 배가 터질 것 같았지만 밥을 말지 않을 수 없었다. 꼭 양을 채우기 위함이 아니라 밥은 말아먹는 것을 추천한다. 면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소스와 어우러진다.

 

 

 

밥은 무료로 제공된다. 밑반찬으로는 기본적으로 단무지와 김치가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라멘을 먹을때는 어울리는 조합은 아닌것 같았다. 초생강은 요청드려야만 주시니 참고하자.


출퇴근하는 동선에 있는 곳이어서 가끔 들르게될 것 같다. 오랜만에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맛집을 찾게돼서 좋은 시간이었다. 다만 너무 외진곳에 꽁꽁 숨어있어서 잘되지 못해서 사라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덤으로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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