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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압구정의 숨어있던 강자(미슐랭 가이드 2023)

가서 먹은것

by _dahmyam 2022. 11. 2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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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그대로 꼭꼭 숨어있었는데 미슐랭이 발견해냈다. 업장 이름 때문인지 검색하기도 쉽지 않고(검색하면 무슨 코딩학원같은거 나옴) 인스타에서 하입이 되지도 않아서 아쉬우면서도 내심 나만 아는 식당 같아서 좋았던 곳이었다. 이제 곧 미슐랭 2024에는 스타를 받기위해 메뉴 수정과 가격변경(물론 인상)이 있을 예정이라고 하니 서둘러 다녀오자.

 


 

내부는 아주 깔끔하고 정돈된 인테리어로 되어있다. 사진은 못찍었는데.. 뻥뚤린 오픈키친이 시원시원하고 음식을 준비하시는 모습이 그대로 다 보여서 좋았다.(내부 사진을 좀 더 찍지 못해서 갱장히 아쉽습니당..)

 

바로 음식으로!

 

1. 관자

(배터리가 없어서 코스 초반에는 사진도 남의 사진.. 메모도 없어서  기억 나는대로..ㅠㅠ) 관자를 구워서 세가지 소스와 함께 내어주셨다. 흰색은 콜리플라워, 채소에 가려서 안 보이는.. 두번째 갈색 소스는 캐이퍼와 건포도, 검은색 가루는 올리브 크럼블로 만드셨다고 한다. 관자 익힘도 너무 좋고 특유의 패류 꼬린내(?)도 없고 깔끔했다. 소스 세가지가 크리미, 새콤, 진한 감칠맛의 각각 다른 맛을 내서 재밌게 먹었다.

 

2. 타르타르
지난번 방문에도 타르타르가 있었던걸로 기억하는데 고기가 일단 너무 좋다. 소고기는 전부 다 한우를 쓰신다고.. 양념에 특별한게 들어간다고 들었던거 같은데 입에 넣자마자 직관적인 감칠맛이 팍 치고 나온다. 곁들임 채소는 팬넬과 단감을 샐러드 형태로 내어 주셨는데 식감하며 팬넬의 향과 단감의 단맛이 너무 잘 어울렸다.

 

3. 한치
한치를 얇게 썰어내고 밑에는 마스카포네 치즈 베이스의 소스를 깔았다. 달큰한 한치의 맛과 식감에 소스가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는데 캐비어가 조금 더 올라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4. 부라타치즈, 고등어
이날 베스트. 지난번에는 비슷한 구성에 아지로 나메로를 만들어주셨는데 이날은 고등어로 셰비체같은 느낌을 내주셨다. 역시 맛있었다. 약간 새콤하게 무쳐낸 고등어를 부라타 치즈 속과 함께 빵에 올려먹고 중간중간 부라타치즈 겉 부분을 먹으면서 샴페인 한 모금.. 크..ㅠㅠ 원래 빵을 받으시던 곳이 폐업해서 직접 만드신다는데 빵 완성도도 너무 좋았다.

 

5. 우엉말이 붕장어 튀김
비쥬얼은 이게 뭔가 싶다. 뭘 튀긴거 같긴한데 형태가.. 아래는 우엉채를 엉성하게 뭉쳐서 튀겨 아주 바삭한 식감을 냈고 위에는 붕장어를 우엉채로 감싸 튀겼다. 마찬가지고 아주 바삭하고 생선 기름진 맛과 감칠맛이 좋다. 다만 아쉬운 점은 파인다이닝을 지향하고 있는 업장에서 다소 먹기 불편한 디쉬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6. 전복
재첩과 모시조개로 맛을 낸 국물위에 샴페인에 부드럽게 쪄낸 전복과 파마산, 리코타 치즈, 전복내장으로 속을 채운 만두를 올렸다. 다 아는 맛들의 집합이라 맛 자체는 특별할게 없었지만 만두로 게우소스를 풀어낸 점이 너무 독특했고 국물이나 전복에 영향을 주지 않아 깔끔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7. 꼬치고기 구이
스시야에서도 가끔 등장하는 생선인데 나는 처음 만나보는 생선이었다. 익힘이 굉장히 좋았는데 약간 식감이 있으면서도 생선 감칠맛과 기름짐이 적당했다. 아래 깔린 소스는 자연산송이와 각종 채소들로 걸쭉하게 점도를 잡았는데 처음엔 중식 스타일인가.. 싶었는데 프렌치 기법으로 맛을 내셨다고 한다.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8. 안심스테이크
사진으로 보면 양이 얼마 안돼보이는데 이쯤 코스가 진행되면 스테이크가 저만큼만 나와도 오히려 고맙다. 이미 배가 많이 부른 상태. 스테이크는 익힘이 정말 완벽했다. 시어링된 면을 못 찍어뒀는데, 시어링을 강하게 하지않고 구웠다가 레스팅하는 것을 여러번 반복하셔서 육즙 손실이 거의 없다.

 


접시에 육즙 흘러내린게 없을 정도. 소스가 정말 특이했는데 데미그라스 소스 베이스에 나고야산 하츠오미소를 곁들여 맛을 잡아내셨다고 한다. 가니쉬는 평범한 느낌이었다.

 

9. 햄버거
구구절절 설명할것 없이 햄버거다. 한우채끝(전에는 채끝이었는데 아마 지금도 한우이긴 할듯)을 다져서 만든 패티에 치즈를 올리고 별다른 소스 없이 진하게 캐러멜라이징 한 양파가 올라간다. 마이야르가 엄청 빡세게 들어가서 감칠맛이 엄청나게 강한 패티에 양파 단맛까지 합쳐져서 행복 그 자체다. 초반부터 감칠맛 강도를 서서히 올리는데 스테이크에 들어간 데미그라스 소스가 정점인 것 같지만 햄버거에서 끝까지 다다른다.

 

10. 디저트
안닌도후(아몬드로 만든 푸딩)위에 슬라이스 한 파인애플이 올라간다. 강한 단맛이 아니고 슴슴한 안닌도후에 새콤달콤한 파인애플이 정말 잘 어울린다. 마지막 와인이 리슬링이었는데 조화가 너무 좋았다.

 

이날 곁들인 와인. 음식들이 대부분 차분한 느낌이어서 강한 레드와인보다는 스파클링, 화이트 와인들이 잘 어울린다.

 

알고리즘을 짧게 정리하면 직관적인 맛있음, 아는 맛있는 맛의 극대화라고 할 수 있다. 처음 먹어보는 맛이 아니라 아는 맛들을 극도로 끌어올리고 형태를 변형해서 위트를 가미하고 같은 맛도 다양한 장치들을 사용해서 여러가지 다른 느낌을 내려고 노력한 부분들이 많이 보였다. 장르를 '네오와쇼쿠'라고 정의하시는데 프렌치 터치가 굉장히 많이 보이는 창의적인 장치들이 긍정적인 느낌을 불러일으켜서 바로 다음 예약까지 하게하는 업장이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접객이 아주 'Fine'하지는 않았다. 내부 사정때문에 과도기적인 단계에 있다고 하시는데 조금 더 안정적인 서비스가 가능하지 않을까. 내년에는 꼭 스타를 받으셨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별 받기전에 열심히 얼굴도장 찍어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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