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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이도 오코노미] 근본으로 돌아가기. 오코노미 스시야.

가서 먹은것

by _dahmyam 2023. 5. 3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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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카세 전성시대. 디저트도 두 개 이상 내면 오마카세, 한식당도 여러개 업장마음대로 내면 오마카세, 심지어 피부과에서도 보톡스 놓아주면서 오마카세란다. 전국에 오마카세 스시야가 700개가 넘었다고 하는데 그러면서 주로 오마카세로 음식을 내는 업장들이 고급 업장들이기 때문에 그 이미지와 업장에서 내는 상품을 정한다는 데에만 몰두하여 너도나도 오마카세라는 이름을 쓰는데 그 와중에 오마카세의 정반대개념 즉 오코노미 스시야가 생겨 반가운 마음에 다녀왔는데 너무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고왔다.


원래는 판교에서 오마카세로 업장을 운영중이신데 감사하게도 삼성에 업장을 내주셨다. 오코노미로!

 

일단 이 이야기부터 하고싶다. 그냥 지 맘대로 음식 낸다고 다 오마카세가 아니다.

1. 오마카세(お任せ)
- 위의 일본어에서도 볼 수 있듯 任(맡길 임)이라는 한자를 사용하는데 셰프에게 주문을 일임한다는 뜻이다.
- 때문에 그날 그날 좋은 재료가 다르거나 또는 손님의 취향에 따라서 내어주는 메뉴 자체가 다를 수 있다.
- 여기에는 단순히 메뉴만을 맡기는게 아니라 셰프와 업장 입장에서는 손님의 취향, 어느 손을 사용하는지, 술은 마시는지 안 마시는지 등 손님에게 맞춤 서비스를 한다. 
- 그래서 가격 자체도 정해져있지 않은 경우도 많다.

2. 오코노미(お好み)
- 好(좋을 호)라는 한자를 쓴다. 말 그대로 손님이 좋아하는 대로 주문해서 먹는다는 뜻
- 비교적 캐주얼한 업장에서 많이 채택하는 방식이어서 저렴한 음식점에서 질 낮은 음식을 낸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
- 오마카세 시스템의 시초라고 많이들 이야기하는 도쿄의 키요타 이전까지는 고급/저렴을 떠나서 오코노미가 대부분이었다고한다.

 

즉 항상 나오는게 같고 시간, 음식의 종류들이 정해져 있으며 때문에 가격도 동일 하다면 서양의 코스요리 개념이 더 맞다.

 

이제 다시 스시이도로..

원래 스시야로 쓰던 곳인지 히노키가 아주 새것같은 느낌은 아니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차분한 분위기.

 

내가 주문한 스시들. 한 차례 먹고 또 주문할 수 있도록 두 장을 준비해주신다.

 

주류 가격은 아주 저렴한 편은 아니었다. 다만 사케는 하프보틀도 있고 종류도 다양해서 아주 부담되는 가격은 아니어서 좋아보였다. 착석 비용이 10,000원 있는데 여기에는 차왕무시, 츠마미 하나, 장국, 마지막 교꾸 한 피스가 포함된 가격이다. 콜키지는 3만원.

 

주문서를 드리면 재료 준비를 시작하시는데 오마카세 업장들은 모두 같은 재료가 나란히 정렬되어있는데 색깔이 알록달록하게 여러가지 재료들이 섞여있어서 재미있게 느껴졌다.

 

1. 차왕무시
트러플 오일이 올라갔고 버섯이 많이 들어가있어서 식감이 좋았다. 온도감도 아주 뜨거운 상태로 나와서 최근 먹은 차왕무시 중 가장 맛있었다.

 

2. 아구간
착석비용에 포함된 츠마미 1종. 아구간이 나왔는데 단맛이 강조되는 스타일이어서 초반에 술을 곁들이기 참 좋았다.

 

가져갔던 사케를 두 개로 나누어주셨다. 도쿠리가 참 예뻤다.

 

3. 흑점줄전갱이
바로 스시 스타트. 첫 점부터 느낌이 왔다. 여긴 대박이다 하는 느낌. 사실 초반에는 샤리가 좀 질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아주 불편한 수준은 아니었고 적초향이 쨍하게 나고 단맛이 좀 강한 스타일이었다. 시마아지 특유의 서걱거리는 식감도 좋았고 첫 점부터 신나게 스타트.

 

4. 무늬오징어
달달한 샤리와 너무 잘 어울렸던 네타. 밑에 시소를 받쳐 시소향도 은은하고 소금으로 간을 해서 네타 자체의 단맛이 자연스럽게 잘 느껴졌다.

5. 새끼 황돔
오랜만에 만나서 너무 반가웠던 네타. 과숙성이 됐는지 살이 너무 뭉개지는 느낌은 있었지만 단맛이 아주 도드라져서 맛있었다. 여쭤보니 시메하는 과정에서 술을 사용하시는데 이때 단 맛이 많이 들어간다고 하셨다. 재 주문해서 또 먹을만큼 맛있었다.

 

6. 잿방어
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특별한 인상이 남지 않았나보다. 기름기도 좀 부족했고 쏘쏘했던.. 그래도 이때쯤 부터는 샤리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와서 다행이었다.

 

7. 참치 속살
이 날 베스트 중 하나. 적초샤리의 쨍한 산미와 너무 잘 어울렸던 네타였다. 최근 먹었던 참치 속살 중 가장 산미가 도드라졌고 샤리와의 조화도 완벽했다.

 

8. 전갱이
잿방어와 함께 쏘쏘했던 네타. 등푸른 생선 특유의 강한 감칠맛을 기대했는데 특별한 인상이 남는 정도는 아니었다.

 

9. 참치 뱃살
참치를 너무 잘 하신다는 느낌을 받게했던 두 번째 참치. 육안으로 보기에도 기름기가 아주 넘쳤고 마찬가지로 쨍한 샤리에 너무 잘 어울렸다.

 

10. 장국
특별히 건더기가 들어갔다거나 한 것도 아니었는데 국물맛이 꽤 깊었다. 양도 넉넉하게 주셔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11. 청어
이 날 먹었던 등푸른 생선들 중에서는 가장 선방했던 피스. 특유의 쥬시한 느낌과 탱글한 식감도 좋았고 감칠맛 가득한 느낌이 좋았다.

 

12. 갯가재
너무 먹어보고 싶었던 네타라 주문했는데 그냥저냥 했던 네타. 새우같은 식감을 냈는데 좀 더 쫀쫀한 느낌이었다. 알배기로 먹으면 좀 더 고소하다는데 사이즈도 작고 특별한 느낌은 아니었다.

 

13. 안키모 테마끼
마끼 사이즈가 너무 커서 만족했던 피스. 안키모도 엄청 넉넉하게 올려주신다. 달달한 안키모와 김향이 너무 잘 어울려서 맛있게 먹었다.

 

14. 박고지 테마끼
원래 박고지(간뾰)를 좋아해서 마끼로 나오면 참 맛있게 먹는데 이 곳도 식감이 좀 살아있게 조리해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15. 교꾸
가운데 달걀이 크림처럼 녹아있는 스타일이어서 오랜만에 너무 맛있게 먹었던 교꾸. 노른자를 많이 쓰셔서 달걀 풍미가 훨씬 강하게 느껴졌다.

 

중간에 새끼 황돔 한 피스까지 추가해서 총 16개를 먹었는데 스시 피스가 좀 커서 엄청 배부르게 먹었다.


셰프님께 이것저것 여쭤보면서 식사를 했는데 접객도 편안하게 너무 잘 해주시면서도 주문한 순서에 따라서 물 흐르듯 불편함없이 음식까지 핸들링해주셔서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원하는 피스들만 먹을 수 있고 때문에 양까지 조절할 수 있다는게 큰 장점인데 첫 방문이어서 좀 무리해서 주문했더니 배도 너무 부르고 가격도 좀 많이 나왔다. 평소 적당히 배부르게 먹는 정도로 주문한다면 8만원 안쪽에서 마무리하면 딱 좋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먹으면서 바로 다음 주문 잡을 만큼 만족스러웠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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