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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오레노라멘의 국밥버전, 토리파이탄 국밥

가서 먹은것

by _dahmyam 2020. 5. 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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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라멘이 단순한 일본식 국수라는 의미 이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누구에게나 맛있지만 평범하지 않고, 저렴하면서도 고유의 색깔을 가지고있어서 특별한 것을 먹는 느낌을 준다. 돈코츠 라멘이 조금씩 지루해 질때 쯤 다양한 라멘들이 유행했고 현재는 굳이 일본에 가지 않아도 다양한 형태의 라멘을 먹을 수 있다. 몇년 전부터 '토리파이탄'으로 유명세를 타고 미슐랭 빕구르망에 이름을 올린 오레노라멘이 토리파이탄 육수를 바탕으로 한식과 퓨전한 국밥집을 런칭했다. '아반'에 다녀왔다.

 

 


망원역에서 망원시장을 가로질러 10분정도 걸어들어가면 된다. 깔끔한 외관에 반층정도 지하 구조로 되어있다. 내부엔 4명 테이블 2개와 카운터석 8석 정도가 있는 것 같았다. 토리파이탄이라는 이름이 아닌 하얀 국밥을 표방한다. 

 

메뉴는 국밥 두종류와 사이드 메뉴 등심야채무침, 한우스지조림 두종류이다. 특이하게 화요 잔술을 파는데 음식을 먹어보고 왜 그렇게 판매하는지 알 수 있었다.

 

내부에 들어가면 국밥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되어있는데 읽고있으면 오래 지나지 않아 음식이 나온다. 진하게 풍기는 육수 냄새를 맡으면 먹기도 전에 설명이 이해된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올테지만 가게 내부나 입간판, 설명문에도 오레노라멘은 등장하지 않는다. 하위 브랜드 보다는 독자적인 브랜딩을 하려고 하는 듯 싶었다.

 

밑반찬은 갓김치와 깍두기 두종류. 덜어먹을 수 있는 접시와 김치가 담겨있는 통이 테이블에 놓여있다. 깍두기는 새콤달콤하고 아삭한 식감이 좋았다. 갓김치는 특유의 톡 쏘는 맛이 부족해서 아쉬웠지만 시원한 맛이 좋았다. 두 김치 모두 번갈아서 먹었는데 계속 손이 가는 맛이었다.

 

내가 주문한 매콤 국밥. 거품 아래로 매콤한 고추기름이 둘러져있고 고기가 듬뿍 올려져있다. 밥은 이미 국물 아래에 자리잡고있고 얼갈이와 연근이 고명으로 올라가있다. 고기는 차슈라고 하기에는 간이 슴슴하고 삶아진 정도도 식감이 살짝 남아있는 정도였다. 주방에서 작은 슬라이서를 이용해서 얇게 잘라서 내어주시는데 비주얼이 흡사 옥동식의 고기고명 같았다. 매콤국밥이라고는 하나 하얀 국밥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정도였다. 조금 더 차이를 주어도 좋을 것 같았다. 국물은 염도나 진한 정도에서 오레노라면이 더 강하다. 아무래도 국물과 함께 밥을 떠먹기에는 좋았지만 오레노라멘의 진한 국물맛이 떠올라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일행이 주문한 하얀 국밥. 비주얼이 크게 다르진 않다. 고추기름을 제외하면 내용물도 동일하다. 고명이야기를 조금 더 해야할 것 같은데, 오레노라멘과 국물 맛이나 전체적인 느낌은 비슷하지만 그럼에도 큰 차이가 느껴지는 것이 고명이었다. 얼갈이, 연근, 고기가 밥알과 함께 씹히면서 조화를 이루는 것이 한식의 느낌을 많이 가져다주었다. 

 

사이드로 주문한 한우 스지조림. 스지 수육을 굉장히 좋아해서 기대감을 품고 주문했다. 연근과 스지를 함께 푹 조려낸 음식이다. 간장베이스 양념이 되어있고 건고추가 함께 들어가서 매콤하다. 완전히 술안주다. 점심에 밥과 함께 먹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왜 화요를 굳이 잔술로 판매하는지 이해가 되기도 했다. 국밥과도 잘어울리지만 사이드들이 술과 궁합이 좋을 것 같았다. 스지에 양념이 깊게 배어있고 잘 익은 스지가 굉장히 쫀득하다.

 

역시 국밥은 바닥을 봐야한다. 전날 마시지도 않은 술이 다 깨는 느낌이었다. 칼칼하고 시원한 국물도 해장에 좋지만 설렁탕이나 돼지국밥처럼 이렇게 진한 국물도 속을 가득, 든든하게 채워주는 느낌이 들어 좋다.

 

9000원짜리 국밥을 먹었는데 후식을 주신다. 뻥튀기에 크림치즈와 단팥이 올라가있다. 한입에 넣으면 고소하고 달달해서 식사를 마무리하기에 좋다.


국밥집이라고 하기엔 굉장히 정갈하고 섬세한 느낌이 많이 드는 곳이었다. 밑반찬, 식기, 인테리어, 음식 하나하나 섬세하게 기획된 느낌이 들었다. 손님상에 나가기 전에 접시를 따뜻하게 데우는 것이나 별것 아닌 것 같은 디저트도 이곳을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아직 오픈한지 오래되지 않아서인지, 점심 피크타임을 지나서 방문해서인지 웨이팅 없이 식사할 수 있었지만 이미 여러 인스타, 블로그에서는 핫하다. 정통 일본식 토리파이탄을 하는 브랜드에서 같은 육수를 가지고 이렇게 한식의 느낌을 짙게 낼 수 있는 것이 신기했다. 주변에 가게 된다면 꼭 다시 들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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