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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진숙성회]메뉴 딱 하나, 大광어 숙성회

가서 먹은것

by _dahmyam 2020. 4. 1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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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헌을 보면 생선을 날로 먹는 역사는 일본보다 우리나라가 훨씬 빠르다고한다. 하지만 현재 요식업계에서 생선을 다루는 방식은 일식이 훨씬 섬세하고 세련된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깔끔하게 정돈된 회를 먹는 것 만큼이나 가끔은 투박하고 두툼한 한식 회가 생각날때도 있다. 간장과 와사비 대신 초장과 쌈장에 찍어서 상추, 깻잎에 올려 고추나 마늘을 곁들이는. 송파, 강동권에서는 회를 먹을때 가락시장으로 가는 것이 불문율처럼 되어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찾아본 곳이었는데 조만간 다시 찾게될만큼 만족도가 높은 곳이었다.

 

 


 

 

천호역에서 걸어서 10분정도 거리에 있다. 사람이 북적이는 금요일의 천호 로데오를 가로질러 약속장소에 바쁘게 도착했다. 2층에 위치한 작고 투박한 가게. 저녁 피크타임에 가면 2층으로 오르는 계단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있다. 일행이 먼저 도착해서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저녁 8시쯤 도착해서 2~30분 정도 웨이팅했다고 한다. 강동권 숙성회는 압도적으로 이미 유명하고 그만큼 맛도 좋다.

 

 

 

매일 정해진양을 판매하신다고 한다. 때문에 영업시간은 11시까지로 되어있지만 훨씬 전에 마감하는 날도 많다고한다. 이날은 마리당 4~5kg 급의 광어를 51kg 숙성해뒀다는 말인것 같다. 들어가보자.

 

 

 

메뉴는 오로지 한가지, 숙성회로 적혀있는 대광어회다. 3가지 사이즈로 되어있는데 小자 2명, 中자 3명, 大자 4명 정도 먹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우린 남자 셋이었기 때문에 大자로 주문했다.

 

 

먹는 중간에 찍어서 조금 너저분하네요..ㅠㅠ

 

먼저 도착한 친구들이 손대기 전의 사진을 미리 찍어줬다. 보기에 따라 양이 적어보일 수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일반적인 횟집처럼 천사채나 무채를 깔아놓지 않은 오로지 회만으로 수북하게 쌓여서 나온다. 광어도 씨알이 작으면 살 표면에 붉은 줄이 저렇게 선명하지 않은데 굵고 선명한 것이 광어 크기를 실감하게 해준다. 상차림도 채소 스틱, 쌈채소, 양념(와사비간장, 초장, 막장)이 전부지만 사실 회와 초장만 있어도 괜찮을 정도로 회 맛이 좋다.

 

 

 

회 한점 크기가 성인 남자 손에 올라가도 저정도 존재감을 보여준다. 숙성이 아주 잘된 회여서 폭신하면서도 차진 식감을 느낄 수 있다. 크기가 워낙 커서 입안에 넣으면 입안 가득씹혀서 먹는 재미도 있다. 흰살생선 회 특유의 달큰한 살 맛도, 감칠맛도 아주 좋다. 여러 양념과 먹기 전에 첫점은 그냥 회만 먹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등살 뱃살을 들추면 아래 숨겨져있던 지느러미 살이 나온다. 원래 몇점 안나오는 귀한 부위인데 광어 크기가 워낙 커서 일행들 눈치보지 않고 마음껏 먹어도 부족하지 않다. 사진으로 보기에도 흰 기름층이 보인다. 맛은 말할것도 없다. 조직이 오도독 터지는 식감 뒤로 진하게 기름이 입안 가득 퍼진다. 기름진 부위기 때문에 와사비를 듬뿍 올려서 먹는것이 좋다. 아쉬운점은 와사비가 가루에 물을타서 만드는 전형적인 저가 와사비인데, 미리 괜찮은 생와사비를 준비해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마무리는 역시 매운탕. 뒤적거리기 전에는 몰랐는데 광어 알과 애가 가득 들어있다. 광어를 버리는 것 없이 모두 쓰고 계셨다. 광어알은 생물이기 때문에 동태 알탕과는 비교불가. 카스테라를 입에 물고 우유 한모금할때의 부드러움을 우리는 모두 알고있다. 딱 그 식감이다. 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잡아서 입안에 넣으면 그 부드러움이 이루 말로 할 수 없는 정도다. 생선 간은 그 진하고 기름진 맛 때문에 생선 종류를 막론하고 맛있다. 광어 간은 처음 먹어봤는데 역시 진하고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식감이 좋았다.

 

 

자제한다고 자제한 것이 소주 네병을 한시간만에 뚝딱 비울 수 밖에 없는 맛이다.


양식이 보편화되기 이전의 광어는 굉장히 고급어종이었다고 한다. 양식 이후 국민 횟감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싸구려 회로 인식되는 경우도 많은데 광어 양식업 종사자 분들께 감사하며 먹어야한다. 우리나라 어딜가나 광어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맛을 거의 일정하게 경험할 수 있다. 그만큼 양질의 광어가 많이 공급된다는 이야기다. 이한진숙성회는 과거 광주횟집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유명해진 숙성회 전문점이다. 그 인기가 식지 않아서 늦은 시간에 방문하면 준비한 재료가 다 떨어져서 발걸음을 돌려야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 서둘러 가보자. 작은 가게에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조금 시끄럽고 불편할 수는 있으나 모든것을 감안하더라도 두번 세번 다시 가보고 싶은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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