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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소라 대치점]정갈하고 깔끔한 스시 오마카세

가서 먹은것

by _dahmyam 2020. 4. 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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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에 사는 Foodie라면 스시 오마카세 경험이 없이는 대화에 끼기 힘들다. 특별한 기념일이나 가족 식사로만 가던 고급 일식당이 일식의 최고 정점이었는데 스시 오마카세를 경험하고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최근 스시 오마카세가 완전한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30만원 이상의 초고급 스시야 아랫급으로도 다양한 업장이 생기고있다. 런치기준 2만원대의 엄청난 가격을 자랑하는 곳도 있다고 한다. 서초동의 스시도우의 경우 런치 3만 5천원의 가격에 비해 말도 안되는 구성으로 현시점 오픈 6개월 정도 밖에 안됐는데도 예약이 불가능에 가깝다. 이번에 다녀온 곳은 '스시코우지'의 엔트리 브랜드라고 볼 수 있는 '스시소라' 대치점에 다녀왔다. 디너 8만원의 가격이었는데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지만 아쉬운 점도 제법 있는 곳이었다.

 

 

 

 


 

 

 

 

선릉역에서 도보 10분 안쪽에 위치했고 상가 건물 2층에 있어서 초행길엔 좀 해멜 수도 있을 것 같다. 디너 2부로 예약했는데 내부 촬영 떄문에 10분정도 일찍 도착했지만 8시 정각에 안내한다는 표지가 붙어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것이 1부가 6시에 시작하는데 식사가 꼬박 2시간이 걸린다. 

 

 

 

 

 

업장 규모는 생각보다 컸다. 이날은 총 11명이 식사했고 바 자리가 넓어서 가운데 5석 정도를 띄우고 양쪽에 널찍이 떨어져서 앉았기 때문에 소음이나 기타 식사에 방해될 요소가 없어서 좋았다. 총 15석 내외의 카운터 석과 별도의 룸이 있는 것 같았다. 두명의 셰프님이 각 5명, 6명씩 맡아서 코스를 진행해주셨다. 내가 있었던 쪽에는 하우경 셰프님이었는데 친절하지만 위트있는 접객이 좋았고 혼자온 사람도 지루하지 않도록 계속 배려해주셔서 식사 내내 즐거웠다.

 

 

 

 

 

오마카세를 전문으로 하기 떄문에 메뉴는 단출했다. 주류는 간단하게 몇가지만 준비되어 있었고 콜키지 차지는 코스 가격에 비해서는 다소 비싼듯했다. 서론이 길었다. 이제 음식 이야길해보자. (코스가 총 20개가 넘기 때문에 사진과 최대한 간단한 설명만 진행하겠읍니다.)

 

 

 

 

 

1. 차완무시(일식 계란찜) :

세가지 버섯이 올라간 차완무시. 만가닥 버섯이 올라갔다고 했는데 나머지 두가지는 모르겠다. 온도가 미지근했는데 온도만 따뜻해도 충분히 맛있는 음식인데 처음이 많이 아쉬웠다. 거의 식어버리기 직전이어서 가츠오부시 비린맛까지 올라올뻔했다. 1부 식사와의 타이밍 때문에 뒷주방에서 혼선이 생긴것 같았다. 맛은 무난한 차완무시맛.

 

 

 

 

 

츠마미(안주류) 시작

 

2. 광어 등살, 지느러미살 : 

 개인적으로 광어를 비롯한 흰살 생선을 엄청나게 좋아한다. 숙성은 적당해서 차진 식감도 좋고 단맛도 꽤 있었는데 등살 첫점을 입에 넣을때 비린맛이 확 올라와서 당황스러웠다. 그럴 생선이 아닌데..와사비 엄청 올려서 대충 먹어 치웠다. 지느러미살은 기름 터지는 아삭한 식감이 좀 부족해서 아쉬웠다.

 

 

 

 

 

3. 오징어(?) 한치(?) 숙회 무침

살에서 달큰하게 올라오는 맛이 좋았고 식감도 쫄깃하지만 부드러웠다. 크리미한 소스와 시큼한 소스의 조화가 좋아서 입맛 돋워줬다.

 

 

 

간장에 즈케(절이는)중인 참치 등살

 

 

4. 점다랑어 등살 간장절임

녹아내리는 식감에 적당한 신맛이 기분 좋았다. 올라간 소스가 페스토 같은 느낌이었는데 어떤 채소였는지는 기억이..

 

 

 

 

 

5. 피조개

 수박향이난다고 셰프님이 그러셨는데 믿어지지 않아서 에이 설마 하면서 먹어봤다. 진짜 수박향이 난다. 시원한 향과 사각사각한 식감이 굉장히 신기했다. 소금을 찍어먹으라고 했는데 그래서인지 단맛이 더 많이 올라왔다. 비리면 이런 조개류들이 비려야하는데 하나도 비리지 않고 맛있었다.

 

 

 

 

6. 도미(껍질만 살짝 태움)

 스시소라는 겉면만 태우거나 익히는 조리를 할때 숯을 쓰는 것 같았다. 이렇게 조리되어 나오는 모든 피스들에서 불맛이 강하게 났다. 뒤에 먹었던 참치는 숯 향을 기름 맛이 이겼는데 흰살생선인 도미는 껍질은 태운데다가 소스가 장어소스여서 회맛이 잘 안느껴졌다.(저 소스는 100번을 강조해도 좋을만큼 맛있긴함)

 

 

 

 

이쯤에서 그냥 먹기 너무 심심해서 술을 주문했는데 사케섹션에 '사이카 유즈슈'라고 써있어서 주문했는데 나오고 나서 생각해보니까 '~유자술'이라는 뜻이었다. 단맛이 많이 나는 술을 싫어하긴 하지만 초밥, 요리 사이사이 먹으니까 입안이 정돈되고 좋았다.

 

 

 

 

7. 관자 구이

겉면을 살짝 구워냈는데 와사비 살짝 얹고 시치미를 뿌렸다. 구워낸 풍미하며 관자맛이 좋았는데 식사 내내 비싸다고 강조하신 김이 정말정말 맛있었다. 버터를 발랐다고 하셨는데 잘 안느껴졌지만 다른 맛들이 더 많이 느껴졌다. 굳이 아쉬운점을 꼽자면 관자를 조금만 덜 익히면 겉면 질긴 식감이 줄어들 것 같았다.

 

 

 

 

8. 찐 전복(무시아와비)과 내장소스

 3시간 정도 쪘다고 하셨는데 전복은 찜기에서 갓꺼내셔서 따뜻한 상태여서 좋았고 식감은 조금 남아있는 상태였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부드럽게 조리한게 맛있었다. 전복은 살짝만 찍어먹고 소스를 남겨놓으면 샤리를 주시는데 비벼먹으면 된다. 내장소스가 엄청 고소하고 강하고 진한 내장맛이어야 하는데 조금 비렸다.

 

 

 

 

 

9. 조개 맑은 탕(스이모노)

 초밥(니기리) 시작전에 입을 가볍게 행구기 좋았다. 바지락으로 국물을 냈다고 하는데 제철 바지락이 아주 시원했고 바지락 씨알도 굵어서 조개 먹는 맛도 있었다.

 

초밥 시작 전에 밥(샤리) 이야기 먼저 하자. 소위 스시 마니아들은 무조건 꼬들한 밥을 샤리로는 최고로 치는 것 같던데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밥이다. 그렇다고 퍼져서도 안되겠지만. 스시 소라의 이날 샤리는 간이나 식초가 강하지 않았고 밥알 표면이 매끈하고 퍼지지 않는 선에서 밥알이 균일하게 익어있었다. 때문에 코스 후반으로 가도 음식맛이 다 잘 느껴졌다.(샤리 간이 세면 갈수록 미각이 지치는(?) 느낌이 든다) 셰프님들은 이게 너무 맛이 약해서 오히려 걱정하고 계셨는데 대중적인 맛과 오리지널 사이에서 고민 중이신것 같았다.(바꾸지 말아주세요!)

 

 

 

 

 

 

10. 차이브를 넣은 참돔 뱃살 초밥

 드디어 초밥 첫점이다. 뱃살이어서 식감이 아삭한게 좋았다. 차이브를 처음 먹어봤는데 향긋한 것이 네타와의 궁합이 좋았다. 모든 피스에 간장과 함께 발라주시는 것이 있었는데, 연귤즙이라고 한다. 초가 약했던 샤리를 보완하는 역할도 하는 것 같았고 식초와는 또 다른 향긋한 신맛이 좋았다.

 

 

 

 

 

11. 참치 뱃살

 참치 뱃살은 좀 아쉬웠다. 주토로 중에서도 많이 윗쪽인것 같았는데 이후에 나오는 다른 뱃살 피스들의 부위가 좋아서 금방 잊을 수 있었지만 이 친구는 기름기가 좀 부족했다.

 

 

 

 

 

12. 줄무늬 전갱이(시마아지) 뱃살

 식감이 아삭하고 좋았는데 기름진 맛이 많이 올라오진 못했다.

 

 

 

 

 

13. 한치

 시트러스의 향이 강해서 놀랐는데 유자 제스트가 안에 들어있다고 설명해주셨다. 한치를 회로 먹어본건 처음이었는데 오징어와 다르게 이 사이에서 뭉개지고 찐득하다고 할만큼 쩍쩍 달라붙는 식감이었다. 입안에서 샤리와 함께 비벼지면서 씹히는 느낌이어서 인상깊은 한점이었다.

 

 

 

 

 

14. 삼치 가라아게

 가라아게라고 설명은 해주셨지만 염지해뒀던 삼치를 그대로 튀긴 것 같았다. 조미된 양념맛이 아주 좋았고 잘라낸 단면은 굉장히 촉촉하게 잘 익어있었다.

 

 

 

 

 

15. 참치 속살 간장절임

 츠마미에서도 나왔던 간장절임. 즈케할때 쓰는 간장과 초밥에 발라주는 간장이 같은지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간장 자체에 큰 임팩트가 없는 느낌이었다. 적당한 참치 산미 정도 외에는 큰 임팩트는 없는 맛. 참치가 프랑스산이라고 하셨는데 참치맛을 잘은 모르지만 프랑스산이 맛이 약한건지 이날 참치들이 대체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16. 벤자리돔

 다시 등장한 아나고 소스. 바르시는 것을 보면 조청 늘어지듯이 주욱 늘어지는 소스를 끊어서 올려주신다. 점도가 좋은 소스여서 그런지 입안에서 풀어지는 샤리와 섞이고 네타가 씹히면서 조화가 좋았다.

 

 

 

 

 

18. 장국

 음.. 장국은... 장국맛. 미역과 두부가 들어있었고 너무 평범해서 약간 당황했다.

 

 

 

 

 

19. 전갱이(아지)

 우리나라의 고등어 격이 일본에서는 전갱이라고 한다. 고등어를 내심 기대했는데 철이 지나서 맛이 많이 떨어졌다고 하셨다. 시소를 올려서 내주셨는데 시소 향도 향긋하고 전갱이도 신선하고 좋았다.

 

 

 

 

 

20. 단새우 성게소

 드디어 나왔다. 이날의 베스트. 단새우를 손질하실 때는 굉장히 작아보였는데  사진에 보이는것보다는 훨씬 크다. 우니도 듬뿍 올려주셨는데 단새우도 달고 우니도 달고 밥알도 달고 달고달고 또 달콤했다. 많은 사람들이 우니맛은 가격에 절대비례 한다고 하는데 이날만은 예외였던것 같다.(사진 찍을때 까지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21. 참치 뱃살 

 겉면을 살짝 태워서 소금을 얹어주신다. 이날 단새우 성게소와 함께 투탑이었다. 이 한피스를 더 좋은 부위를 쓰신건진 모르겠는데 기름진 참치 맛이 훨씬 많이났고 소금을 올려서 깔끔했다. 앵콜스시로 요청해서 한점 더먹을 정도로 맛있었다.

 

 

 

 

 

22. 붕장어(아나고)

 코스가 끝나가는걸 알리는 붕장어가 나왔다. 이때쯤이면 배가 거의 차서 포만감은 아쉽지 않지만 이 식사를 끝내기 싫은건 어느 스시야건 다 똑같은 것 같다. 붕장어를 다 바스라질때 까지 조리하는 곳도 있는데 형태가 살아있어서 부드러운건 기대를 안했다. 하지만 역시나 입안에서 샤리와 같은 느낌으로 바스라지고 정말 맛있었던 장어 소스와 어우러졌다.

 

 

 

 

 

23. 다진파와 참치 무침(네기토로)

 참치 뱃살 부위와 대파를 다져서 김에 올려주신다. 어찌나 큰지 두번으로 크게 나눠서 먹었다. 참치 맛이 약해서 아쉬웠는데 대파 향도 좋고 김과 함께 먹으니 맛이 다채로워져서 좋았다.

 

 

 

 

 

24. 후토마끼

 하우경셰프님이 나까지 총 5명에게 식사를 준비해주셨는데, 혼자온 내게 꼬다리를 주겠다고 나머지 분들께 양해를 구해주셨다.(참 좋은분이다.) 달걀구이(교꾸), 참치 뱃살, 시소 등이 들어갔는데 재료가 다 섞여서 또다른 맛을 만들어내는 음식이다. 몇번을 먹어도 신기했다.

 

 

 

 

 

25. 고등어 솥밥

 붕장어가 나온 후에도 한참 코스가 계속됐다. 철이 지나서 맛이 좀 떨어졌다는 고등어를 구워서 솥밥으로 내어주셨다. 예쁘게 잘 지어진 밥을 비벼서 녹차와 가다랑어포로 낸 국물에 말아서 주신다. 맛이 많이 빠졌음에도 기름이 둥둥 뜰 정도로 고등어 기름이 맛있었고 국물이 들어가도 비린맛이 전혀 없이 맛있었다. (국물까지 싹 다 마셨다.)

 

 

 

 

 

26. 달걀구이

 마지막으로 교꾸가 나왔다. 각 한점씩 내어주시고 앵콜 스시를 물어보셨는데 참치 뱃살 타다끼를 요청드렸다. 교꾸는 먹기 아까워서 반을 먹고 다시 반을 반으로 나눠먹기를 반복했다. 새우, 마, 달걀을 함께 갈아서 만든다고 하시는데 평소 먹던 달걀맛과 아예 다른 맛이난다. 진한 맛과 폭신하면서도 쫀득한 푸딩 같은 식감이었다. 교꾸는 업장마다 만드는 스타일이 달라서 완전히 카스테라같이 폭신하게 만드는 곳도 있고 스시소라처럼 푸딩 같은 느낌으로 만드는 곳도 있는 것 같았다.

 

 

 

 

 

27. 오렌지 셔벗

교꾸를 아껴먹고 앵콜스시까지 마친 다음 디저트가 나왔다. 생 오렌지를  갈아서 만든 셔벗이라고 한다. 오렌지 제스트도 함께 들어갔는지 향이 강하고 좋았지만 셔벗의 얼음 입자가 커서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느낌은 아니었다.


 두번째 경험해본 스시 오마카세의 느낌은 이랬다. 다 먹고 나와서는 내가 뭘먹은거지.. 싶다가 집에오는 길에 사진을 돌려보니 한점한점이 다 기억에 남아있어서 이것 하나! 를 꼽기 어려웠나보다.(특별히 별로였던것은 있긴했지만) 스시 오마카세 특성상 그날그날의 차이 셰프님의 스타일 별로도 차이가 있었겠지만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디너 8만원이라는 가격이 다른 스시 오마카세들에 비해서는 저렴할지 모르지만 한끼 식사로 선뜻 치를 수 있는 비용은 아닌데 그럼에도 하나도 아깝지 않다는건 분명 값어치를 했다는 뜻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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