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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누하] 옛스런 한옥에서의 차분한 스시(디너)

가서 먹은것

by _dahmyam 2020. 6. 1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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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한 신상 스시야가 오픈을 했는데 다녀올 기회가 생겼다. 디너로 다녀왔는데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한옥 특유의 목재가 주는 느낌이 따뜻했고 공간과 음식, 음악이 잘어울리는 곳이었다. 스시야를 몇번 안가보긴 했지만 그중 가장 스시의 만듦새가 예쁜 것도 기억에 남는다. 전체적으로는 오픈 초기인 만큼 앞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있겠지만 현 시점에는 아쉬운점이 없지는 않았다.

 

 

 

 

 

서촌 골목의 끝자락 쯤에 위치해있는데 주변 건물들 사이에서 빨간 벽돌에 시선이 가는 외관이었다.

 

 

 

들어가면 왼쪽으로 작은 방이 보이는데 대기 공간으로 활용하시는 것 같았다. 깔끔한 다다미가 한번 앉아보고 싶게 생겼다.

 

 

 

이날은 총 8명이 식사를 했는데 이 이상은 업장 구조상 수용이 힘들어 보였다. 전체적으로 목재로 통일된 실내가 깔끔하고 좋았다. 턴테이블이 위에 있는 스피커(?)가 놓여있는데 소리가 따뜻하고 깊은게 참 좋았다.

 

 

 

기본 세팅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나는 바가 꺾이는 끝에 앉아서 개인 접시가 있었고 나머지 분들은 도마에 스시가 놓이는 형태였다. 물이 아니라 말차가 기본으로 제공되는데 말차 자체는 맛이 좋았지만 스시처럼 순한 음식과 함께 마시기에는 개인적으로 좋지 않아보였다.

 

 

 

간략한 가게 안내문.

 

 

 

1. 맑은 국(스이모노)

스시누하는 스이모노로 재첩국을 내는데 구운 대파가 함께 들어가있다. 재첩 자체도 쫄깃하고 맛있었고 국이 시원해서 중간중간 마시기 좋았다. 재첩이 많아서 일일이 껍질과 분리해먹기 불편하긴 했다.

 

 

 

2. 은행

첫 츠마미로 은행이 나왔다. 따뜻하게 잘 구워졌고 히말라야 암염을 뿌렸다고 하셨는데 염도도 딱 좋았다. 다만 은행은 향이 입안에 오래 남는 음식인데 굳이..? 하는 생각은 들었다.

 

 

 

3. 삼치

실질적인 첫 츠마미. 삼치 껍질 부분에 숯을 직접 대어 살짝 태운 상태로 나온다. 한점은 간 생강이 올려져서, 한점은 그냥 나온다. 숯 향을 제외하면 크게 기억에 남는 맛은 아니었다.

 

 

 

4. 찐전복, 문어 조림

스시야에서 먹는 전복을 굉장히 좋아해서 항상 기대되는 츠마미였는데 좀 실망스러웠다. 삶은 정도도 좋고 비리지도 않긴했지만 8명분을 전부 손질했다가 한꺼번에 서빙해주시는 바람에 따끈했던 전복이 먹을때는 완전히 식은 상태였다. 게우를 따로 소스로 만들지 않고 통으로 주는 것이나 문어 조림 양념도 단짠 조화가 좋았지만 온도감이 너무 아쉬웠다. 따끈하게 먹었다면 정말 맛있었을 것 같았다.

 

 

 

5. 장국

장국이 좀 빠른 타이밍에 나와서 독특했다. 바지락으로 육수를 내셨다는데 뜨거울때 보다는 약간 식었을때 먹는것이 바지락 향을 느끼기에는 좋았다. 적된장 베이스여서 간은 조금 강한 편이었다.

 

 

 

6. 참돔

니기리 첫점은 도미였다. 적당히 숙성되어 식감도 단맛도 좋았다.

 

 

 

7. 광어

광어는 그날 그날 상황에 따라 양식과 자연산 중 좋은 것을 쓴다고 하는데 이날은 자연산이었다. 적당한 숙성으로 차지고 단맛이 살짝 올라오는 깔끔한 광어였다.

 

 

 

8. 벤자리

이날의 베스트 한점. 서걱서걱한 식감과 기름맛이 굉장히 좋았다. 전체적으로 네타를 두께감이 있게 올려주시는데 그것도 한몫 한것 같았다. 베스트가 너무 빨리 나와버려서 아쉬울 정도.

 

 

 

9. 갑오징어

스시야에서 갑오징어를 두번째 만나는데 그 두곳의 느낌이 많이 달랐다. 처음에 사각거리다가 어느정도 씹히면 진득하게 샤리와 섞이는 느낌으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진득한 정도가 훨씬 덜하고 식감이 더 많이 올라왔다. 달큰한 오징어 맛도 좋았고 유즈코쇼가 안에 들어가있었던 것 같은데 이런 변주도 좋았다.

 

 

 

10. 덕자(병어)

병어는 찜, 조림으로만 먹는 줄 알았지 스시야에서 만날줄은 몰랐다. 일정 크기 이상되는 병어를 덕자라고 부른다는데 이렇게 부르는데에는 썰이 많다고 하니 좀 더 고수가 되면 다뤄봐야겠다. 익혀먹을 때 병어는 살이 굉장히 폭신한 식감에 생선 기름의 맛이 좋은데 회로 먹으니 좀 더 차진 느낌이 많이 올라왔다. 특유의 향이나 기름 맛이 많이 올라오진 않아서 기억에 남지는 않지만 이날 나온 것 중에 굉장히 고급 생선이었다.

 

 

 

11. 생선 머리 구이

벤자리 가마살쪽인 것으로 기억하는데 겉은 굉장히 바삭하고 속 살은 부드럽게 잘 구워졌다. 기름이 많은 부위여서 맛은 좋았는데 간이 많이 아쉬웠다. 무 오로시랑 같이 먹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소금으로 기본간은 하는게 일반적인데 간이 전혀 안되어있어서 간장을 따로 받아서 먹었다.

 

 

 

12. 청어

아무래도 여름이라서 등푸른 생선들의 맛이 많이 올라온 상태가 아니었는데 다행히 비리거나 하지는 않아서 먹는데 무리는 없었지만 등푸른 생선을 좋아하는 개인적인 취향에는 아쉬움이 많았다.

 

 

 

13. 바지락 덮밥(?)

샤리 위에 바지락을 올려 한두입거리로 내어주셨는데 중간중간 산초 절임이 올라가있다. 이날 나왔던 것들 중에 가장 의문이 많이 남은 음식. 바지락 해감도 잘되어있고 맛은 그냥 저냥 괜찮았는데 코스 흐름과 어울리는지도 의문이 들었고 바지락 씨알도 크지 않아서 먹는 재미도 크지 않았다.

 

 

 

14. 흑점줄전갱이(시마아지)

이날 거의 탑2였던 시마아지. 등푸른 생선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한점이었다. 기름도 굉장히 좋고 잡스러운 맛 하나 없이 맛있었다. 생강을 좋아해서 생강향과의 조화도 훌륭했다.

 

 

 

15. 참치 속살(아까미)

참치는 맥시코산 생참치라고 하셨는데 상태가 굉장히 좋았다. 산미도 선명하게 느껴지고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샤리에 섞이는 질감이 좋았다.

 

 

 

16. 관자

관자 하나를 통으로 얹어주신다. 관자 단맛이 좋았고 부드럽게 씹히는 맛도 괜찮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관자는 타다끼로 먹는게 가장 맛있는 것 같긴하다.

 

 

 

17. 고등어 봉초밥(사바보우즈시)

등푸른 생선은 기대도 안하고 있었던지라 이날 유일하게 김이 나온 메뉴여서 고급 김에 대한 기대로 받았는데 김이 생각보다 너무 얇고 스시야에서 쓰는 김들처럼 진하게 풍미가 올라오는 것도 아니어서 실망스러웠다.

 

 

 

18. 게르치 & 우니

북해도산 우니를 쓴다고 하셔서 내심 엄청나게 기대를 했는데 먹어본 우니중에 가장 쓴 맛이었다. 북해도산에 대한 너무 큰 환상을 가져서 그런지 너무 썼다. 테이스팅 해보시고 셰프님도 쓰다고 말씀은 해주셨는데 그 이상이었다. 곧 국산성게 철이어서 국산으로 바꾼다고 하셨다.(저는요..ㅠㅠ?) 게르치는 처음 먹어봤는데 금태 하위호환 생선이라고 알고있어서 기름진 맛을 많이 기대했지만 역시나 간이 전혀 안돼있어서 딱 생선 기름맛밖에 안났다.

 

 

 

19. 참치 중뱃살(주토로)

이날 참치가 모두 괜찮았는데 주토로 역시 먹어본 참치중에 가장 맛있었다. 간장대신 소금을 올린 조화도 좋았고 기름기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을만큼 입안에 번들번들하게 감돌았다.

 

 

 

20.붕장어(아나고)

아나고가 좀 특이했는데 보통은 양념을 바른채로 구워서 달큰하면서 짠맛에 코스를 마무리하는 느낌인데 그냥 생물을 바삭하게 구워냈다. 이집은 생선 구이 맛집인 것 같았다. 생선 구워낸 정도가 굉장히 좋았고 다른 구이들과 달리 샤리와 함께 입안에 넣으니 바삭한 겉면과 촉촉하고 기름진 안쪽이 제각각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21. 김밥(마끼)

표고버섯 조림, 단무지, 네기토로 세가지가 나온다. 네기토로는 파의 식감과 향이 굉장히 좋다. 참치 맛은 두말할 것도 없고. 단무지는 아삭아삭한 식감이 좋고 표고버섯은 좀 많이 짜다.

 

 

 

22. 교꾸

한눈에 보기에도 폭신해보인다. 카스테라처럼 입안에서 흩어진다. 계란향이 진하고 단맛, 짠맛 등의 맛이 크게 튀지는 않는다. 조금 생소한 느낌이었지만 나쁘지 않았다.

 

 

 

23. 모나카

후식은 모나카 사이에 인절미와 팥을 채워서 나온다. 모나카가 굉장히 바삭하고 쫀득한 인절미도 좋았는데 팥의 단맛이 너무 강하고 무거워서 디저트가 깔끔하게 입안을 정리하고 식사를 끝내는 느낌이 아니었다.

 

 

 

부수적이지만 중요한 와사비와 샤리. 와사비는 나가노현에서 수입한 뿌리와사비를 직접 갈아서 사용하시는데 향이 굉장히 좋다. 뿌리와사비 치고는 매운맛이 강했다. 샤리가 많이 아쉬웠는데 중간에 샤리만 따로 달라고 해서 먹어봤는데 쌀알이 좀 불어있었고 그래서인지 쌀알 표면도 거칠었다. 이날만 그랬던건지 원래 이곳의 스타일인지는 모르겠지만 호불호는 많이 갈릴 것 같았다. 초와 간은 평범한 수준이었는데 초가 조금 더 강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중간중간 괜찮았던 것들이 있어서 좋은 면도 많았고 공간 자체가 분위기가 좋아서 데이트 코스로 괜찮을 것 같았다. 셰프님과의 거리가 좀 있어서 개인적인 대화를 나누기에도 좋고 여느 스시야와는 다른 좋은점들이 많다. 전체적인 구성은 딱 가격에 맞춰서 알맞게 나오는 것 같았는데 디테일한 점들이 조금씩 개선된다면 서촌 일대에서는 여러모로 경쟁자가 없지 않을까 싶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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