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심야식당기억] 해방촌의 작고 강력한 일식주점

가서 먹은것

by _dahmyam 2021. 7. 11. 20:59

본문

반응형

금요일 저녁 퇴근길에 아무 생각없이 인터넷을 뒤져서 찾은 곳. 이태원에서 유명하다는 이자까야 두곳에서 만석으로 퇴짜를 맞고 급하게 전화해서 당일 예약을 했는데 너무 만족스러워서 딱 1주일 뒤에 다시 찾았다. 인근에서 요리의 완성도로는 따라올 곳이 없을듯 하다.

 

 

 


요즘 해방촌은 집집마다 줄서지 않는곳이 없을 정도로 힙한데, 동네인데 동네도 동네지만 그곳을 채우고있는 업장들 하나하나가 정말 주옥같은 곳들이기 때문인것 같다. 갈때마다 느끼는 새로움이 참 좋은 곳인데 바로 앞의 경리단길처럼 순식간에 몰락하는건 아니겠지.. 하는 초조함도 함께 느끼게 되는 곳이다.

 

워낙 작고 깔끔한 내/외관을 한 곳이라 초행길에는 헤맬수도 있을 것 같다. 일단 찾고 나면 심플한 외관이 참 예쁜곳.

메뉴는 상시 메뉴 6가지가 있고 그때그때 재료 상황에 따라 한두가지의 메뉴가 추가된다. 재방문까지 함께 이야기할 예정인데 주문한 모든 음식이 굉장히 맛있었다.

 

작은 선술집인데도 에피타이저(?) 오토시(?)와 디저트를 항상 준비해주신다. 메뉴를 주문하면 나오기 전에 리코타치즈를 올린 토마토가 먼저 나오는데 둘의 조화가 아주 좋다.

 

주문해놓고 가게안을 둘러보는데 협소한 공간이지만 답답하지는 않고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있다.

 

술을 주문하면 원하는 잔을 고를 수 있도록 해주시는데 예쁜잔들이 많기도 하지만 이런 서비스 자체가 기분좋다.

 

메뉴가 나왔다. 모듬회 2인분인데 양이 상당하다. 이날 구성을 기억나는 만큼이라도 이야기하자면 잿방어, 삼치, 참돔, 고등어, 참치(등살), 청어, 연어 정도였는데 참돔, 잿방어는 등살/뱃살 두점씩 나오기도 하고 참치도 네점이어서 비주얼부터 만족스럽다. 작은 업장인데도 청어나 고등어 등의 등푸른 생선이 굉장히 좋다. 첫방문에서는 잿방어가 식감도 기름진 정도도 완벽했는데 사실 나머지도 무엇하나 빠지지 않고 맛있었다. 두번째는 청어가 정말 맛있었는데 특유의 감칠맛을 잘 끌어낸 맛이 너무 좋았다.

 

항상은 아니지만 이렇게 서비스 안주를 주신다. 첫 방문에는 살짝 구워낸 관자를 김에 얹어주셨다. 관자 상태도 좋았고 맛있었다.

 

두번째 방문에서는 모듬회의 임팩트가 살짝 약했다. 고등어도 금어기여서 빠져있었고 개인적으로 선호하진 않는 농어가 구성에 들어가있어서 아쉬웠지만 이날 청어가 첫방문때보다 훨씬 좋았는데 그래서 한정 메뉴로 들어가있었던 청어 이소베마끼를 주문했다.

 

원래의 메뉴에는 없지만 가끔 가보면 운좋게 만날 수 있는 기간 한정(?) 이날의 메뉴(?) 중 하나였다. 이날은 청어 이소베마끼와 도미 마라가 있었는데 둘 모두 주문했다. 먼저 이소베마끼는 청어 맛도 좋았고 김도 스시노리를 사용하신듯 해서 고소한 맛이 굉장히 좋았다. 다만 아쉬웠던건 밥을 넣으셨다는것. 스시야들의 샤리를 기대하면 안되는 가격이긴 하지만 차라리 양을 좀 포기하고 원물의 좋은 맛을 더 많이 끌어내는 느낌으로 내셨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물론 이 또한 청어가 너무 맛있었기 때문에하는 일종의 투정? 이겠지만.

 

어쩌다보니 재방문 이야기를 먼저 하게됐으니 마무리 지어야겠다. 재방문 세번째 메뉴는 마라 도미. 이날까지만 해도 정식 메뉴는 아니었는데 최근에는 정규 메뉴로 올라간듯 하다. 앞의 두 메뉴에서 이미 원투펀치를 맞은 상태여서 강한 마라의 맛을 기대하고 주문했다. 이때의 느낌은 정돈이 조금 더 필요해보였다. 소스 맛도 진했고 도미 익힘도 괜찮았는데 어떤 맛이 특별히 기억나는 느낌은 아니었다. 소스에서는 마라향도 약했고 새우의 맛이 너무 강해서 다른 맛들이 느껴지지 않았다.(도미뼈 육수를 좀 더 강하게 우려서 쓰면 어떨까..?) 그리고 가격에 비해 도미 양이 너무 적어서 놀라웠다. 재 주문은 글쌔..

 

겉은 바싹 튀기고 안은 녹아내리는 가지의 식감과 맛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곳은 완벽한 가지 튀김을 낸다. 따로 튀김옷을 입힌것 같지는 않았고 높은 온도에서 잘 튀겨낸 느낌이었다. 밑에 라구소스를 두툼하게 깔고 그 위에 얹어서 나오는데 와인과 곁들이기에 굉장히 좋은 메뉴였다. 라구소스의 완성도가 살짝 아쉽긴 했지만 술안주로 간단하기 먹기에는 너무 무겁지 않은 맛이 오히려 장점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가지에 얹어서 빵과 함께 먹으면 더할 나위없이 좋은 안주.

 

깨두부.. 고마도후 였던거같은데 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깔끔한 후식 느낌 보다는 진한 단맛이 느껴지는 단팥과 연유, 두부의 조합이었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맛있게 먹었던 후식! 항상 같은 것이 나오진 않나보다. 나는 두번방문 모두 이 디저트가 나왔다.


동네가 워낙에 핫한 곳이어서 하나하나 다 좋은 곳들이지만 이곳은 꼭 추천하고 싶다. 해방촌에 이런곳이 없기도 하고 동네를 떠나서 안주 퀄리티만 놓고 봐도 강남의 유명한 이자카야들과 경쟁이 될 정도고 왠만한 엔트리급 스시야보다 오히려 나은점도 많은 업장이었다.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