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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미나엔] 조선인의 음식 야끼니꾸를 재일교포의 손으로.

가서 먹은것

by _dahmyam 2023. 2. 2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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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야끼니꾸하면 일본의 대표적인 육고기문화라고 떠올리지만 한국인으로서는 일제강점기 시절 재일 조선인들이 차별속에서 소, 돼지의 내장을 구워먹던 것에서 유래했다는게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가는데 요즘에는 꼭 재일교포 출신이 아닌 분들도 야끼니꾸집을 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번 여행에서 다녀온 곳은 원래 할머님, 어머님이 하시던 곳을 아드님이 물려받아서 70년째 하고 계시다는 곳에 다녀왔다. 사장님 연배가 재일교포 4세는 되셨을 것 같은데 이렇게 말씀하셔서 아.. 그런갑다 했다.

 

※같은 상호를 쓰는 야끼니꾸집이 여러군데 있어서 이곳이 맘에 든다면 꼭 아래 링크에서 위치를 확인해야한다.(대표적인 예로 야끼니꾸 타베로그 5위도 스타미나엔임)

 

 

焼肉 スタミナ苑 · 5 Chome-9-3 Kitasuna, Koto City, Tokyo 136-0073 일본

★★★★☆ · 야키니쿠 전문식당

www.google.co.kr


비가 제법 내리는 날이었는데 역에서 15분이 넘게 걸리는 거리를 걸어서 갔다. 걷고 걸어 도착. 다녀올분이 있다면 1,000엔 조금 넘게 나오는 거리니 택시를 이용하시길.

 

내부는 꽤 넓었고 이 날은 예약이 많지는 않았지만 끊임없이 손님들이 있는 편이었다. 곧곧에 한국의 흔적이 있어서 반가웠다. 유명인들도 많이 오나본데 사인이 꽤 많았음.

 

세명 예약해뒀는데 안쪽에 널찍한 자리를 내어주셨다. 예약 방법은 인스타그램에서 사장님의 계정 @yakiniku_sutaminaen 으로 DM을 보내면 친절하게 안내해주신다. 무려 '한국어'로.

 

사진을 못 찍어뒀는데 테이블에 있는 아이패드로 주문하는 시스템인데 언어가 일본어 밖에 없어서 일어가 서툰 사람은 주문하기 힘들다. 14,000엔 짜리 코스를 미리 주문해두고 방문하면 추천 메뉴가 대부분 포함되어있는 구성을 내어주신다. 거기에 중요한 것 한 가지 더. 노미호다이(주류 무제한)이 포함된 가격이라는 것. 원래는 식사 코스 12,000엔 + 노미호다이 2,000로 구성돼 있는 듯 했다. 처음에 노미호다이 할거냐고 직원이 와서 묻는데 해달라고 얘기하면 아이패드에 주류 0원짜리 메뉴가 생긴다! 사진을 못찍어놔서 첫 잔 맥주로 대신..

 

음식 시작!

 

1. 모듬나물, 모듬김치
야끼니꾸가 일본에서 발전한 장르라고는 하나 뿌리가, 그리고 그걸 처음 시작한 사람들이 조선인들이다보니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노미호다이로 음료를 먼저 주문하고나면 가장 먼저 나물과 김치가 나온다. 비주얼은 우리가 흔히 한식당에서 먹는 나물, 김치와 같지만 맛은 사뭇 다르다. 나물들은 참기름과 미원의 뉘앙스가 많이 튀고 김치는 좀 달다. 밥을 같이 먹는다면 괜찮을 것 같은데 기본 코스에 포함되어있지 않아서 좀 붕 뜨는 느낌.

 

2. 샐러드
굉장히 맛있게 먹었던 무채 샐러드, 아마 지구상 누구라도 맛있게 먹을 것 같은 맛이었다. 참깨 소스를 기본으로하고 가츠오부시향이 뒷받침하는 맛. 감칠맛 폭발하는 최고의 곁들임 음식이었다. 다 먹어버리지 않고 조금씩 술안주로 계속 집어먹었다.

 

3. 소금누룩우설
메인이 이제 시작되는데, 원래 우설에 가지고 있던 생각을 좀 바꿔준 곳이었다. 우설이 두번 나오는데 처음에는 좀 두껍게 썬 소금누룩 우설이 나온다. 소금누룩이 누룩과 소금, 물을 섞어서 발효시킨 후 사용하는 조미료인데 단맛, 짠맛이 좋고 고기를 재워놓으면 연육작용에 좋다고 한다. 이 곳의 우설은 이미 꽤 좋은 우설이기도 했고 두껍게 정형된지라 소금누룩에 조리한 장점을 잘 느낄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그치만 뭐 와규 우설인데 맛있지 ㅋㅋㅋㅋ

 

5. 얇게 썬 우설
그리고 놀라웠던 것은 이거. 우설은 무조건 두툼한게 최고!라고 생각했었는데 얇게 썬 우설을 바짝 익혀먹는 것도 꽤나 맛있었다. 이 날은 두꺼운 소금누룩우설보다는 얇게 썬 우설이 더 나았던 것 같다. 양념은 둘 다 소금 누룩 맛이었던걸로 기억한다.

 

6. 대창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던 메뉴. 한국에서는 보통 대창을 거꾸로 뒤집어 지방이 안쪽으로 들어가게하고 껍질쪽을 바싹 굽는데 반으로 갈라놔서 기름이 불로 다 떨어지고 이러면서 타고..ㅠㅠ 불 올라오면 쓰라고 얼음도 주시고 하셨지만 맛 자체도 그렇고 식감이 질겨서 개인적으로 불호였던 메뉴.

 

7. 와규스시
무난무난했던.. 토치질이라도 한 번 했으면 감칠맛이 더 살았을 거 같은데 밥도 달달하니 맛있어서 나쁘진 않았다.

 

8. 안창살
우설에서의 감동을 이어갔던 고기들. 안창이 좀 두껍게 나와서 식감도 육즙도 모두 좋았다. 한 눈에도 고기가 워낙 좋아서 그냥 다 녹아내렸다. 확실히 타래 베이스인 경우에는 흰쌀밥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았는데 아직 코스가 남아있어 참았다. 안창살 이전까지는 주는대로 양념된 고기를 먹길 추천하고 안창부터는 취향에 따라서 시오(소금)으로 요청해서 먹어보길 추천.

 

9. 안심
야끼니꾸는 어딜가나 채끝을 타래 베이스로해서 달걀에 찍어먹는게 정점이니 그 전에 한 가지는 시오로 부탁드렸다. 소금간이 했는지 안했는지 모를 정도로 강하지 않아서 고기 맛 자체를 느끼기 참 좋았다. 안심인데도 마블링이 상당했고 육향 하며 고기 감칠맛 하며.. 아흐..ㅠㅠ 스테이크 스타일은 아니어서 육즙 뿜뿜하는 느낌은 아니었다.

 

10. 채끝
대망의 화룡점정. 사실 이거 한 피스 먹으려고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잠보하나레를 비롯 일본의 유명 야끼니꾸집에서는 대부분 있는 타레로 양념한 채끝. 강한불에서 한 쪽에 불맛을 세게 입히고 한 번만 뒤집었다가 바로 노른자 소스로!

 

먹던거 찍어서 죄송한데 이렇게라도 봐주세요 제발요..

밥을 크게 한 술 떠서 같이 먹으면 그냥 그걸로 여행에서 힘들었던 것, 아쉬웠던게 다 해소되는 맛이다. 이번 도쿄여행 중 가장 맛있었던 한 점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왜 추가를 안 했나 싶었다.

 

11. 모리오카냉면
일본 야끼니꾸 집에서 찾을 수 있는 또 하나의 한국적 흔적이 이 냉면인데 한국과는 결이 많이 다르다. 나오는 순서도 한국에서는 고기와 같이 먹으려고 조금 미리 주문한다면 일본에서는 맨 마지막에 식사 개념으로 나온다는 것이 다르다. 저녁 이후에 2차를 갈 예정이기도 했고 좀 달고 면이 쫄면에 가까운 식감이어서 좀 낯설기도 해서 거의 안 먹고 나왔다.

 

이건 괜히 찍어놓은 사진. 저 어마어마한 술잔이 몇 번 치우고 남은 술잔.... 맥주, 하이볼, 쇼추, 니혼수 종류별로 2~3잔씩 마심 ㅋㅋㅋㅋㅋㅋㅋ


일본에서 야끼니꾸를 처음 경험해봤는데 너무 만족스러웠던 경험이었다. 다시 간다면 이 중에서 맛있게 먹었던 것만 추려서 주문하면 될 것 같다. 안창과 채끝은 반드시 꼭 먹을 메뉴. 글을 쓰는 이 순간도 더 먹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예약하면 해당 날짜에 사장님이 계신지 안 계신지도 알려주신다. 본인이 없어 한국어로 응대가 안되는데 괜찮겠느냐고 물어보시는데 일본어 수준에 맞게 예약하면 될 것 같긴한데 그래도 멀리까지 가서 친절하게 응대해주시는 교포분 한 번 만나보는 것도 푸근한 경험일 듯 싶다. 도쿄 시내에서 좀 멀긴 하지만 강추하고 싶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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