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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히타] 목동 골목에 숨어있는 가성비 스시야

가서 먹은것

by _dahmyam 2023. 2. 2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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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먹은 스시가 한국과 결이 참 다르다는 걸 느끼고 나서 보니 한국과 일본 스시가 어떤 결이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고 나서 처음 방문한 스시야. 그런데 또 여기 다녀와서 생각해보니 각각 셰프들의 차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샤리 스타일과 네타 처리 스타일이 꽤나 독특해서 오랜만에 기억에 남는 집을 만났다.


목동역에서 도보로 5분 조금 넘는 거리. 입구 앞 공간이 꽤나 넓직하고 운치있다.(아마 원래는 주차장으로 쓰던 공간이지 않을까 싶다.)

 

입장했을때 내부 공간을 못 찍어둬서 나갈때 사진으로 대체..  꽤나 넓고 긴 바 테이블로 되어있고 공간 자체도 굉장히 넓다. 그 넓은 바 테이블에서 6명만 식사를 해서 굉장히 쾌적하다.

 

디너 10만원인데 뿌리와사비를 쓰심.. 가격 파괴자..

 

이 날은 술을 많이 곁들이지 않는 자리여서 저렴한 까바를 한 병 가져갔다. 콜키지는 2만원.

 

주류 메뉴판. 사케를 잘 모르는데 사케를 좋아하는 일행 중 한 명이 사케 라인업이 좋은 편은 아니라고.. 그래도 소용량 사케가 있어서 양에 따라서 주류 선택지가 많은 것은 장점으로 느껴졌다.(메뉴판이 아직 업데이트가 안됐는데 디너 10만원으로 가격 인상됐어요!)

 

음식 시작.

 

1. 차왕무시
뜨겁다고 하시면서 내어주셨는데 진짜 완전 용암 그 자체였다. 앙소스가 굉장히 되직한 스타일이었고 토핑으로 올라간 생선살 튀김이 감칠맛이 좋았다. 개인적으로 음식 따뜻한걸(넘어서 뜨거운 것도) 좋아해서 온도감이 맘에 들었는데 먹기 불편한 정도로 느낄 수도 있겠다 싶었다.

 

2. 돌가자미 사시미
사시미가 꽤나 고급어종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생선은 아니지만 그래도 재료에 신경을 많이 쓰신것 같아서 좋은 인상이었다. 앞에서 이야기한 네타 처리 스타일의 특이한 점이 여기서부터 느껴졌는데, 시오지메를 하셨는지 간장을 안 찍었는데도 짠맛이 도드라졌다. 그래서인지(수분이 많이 빠져나가서) 더 꼬들꼬들하게 씹히는 식감이 있었는데 초반에 술 마시면서 먹기에는 그냥저냥 괜찮았는데 니기리로 나왔다면 아주 불호였을 듯 싶었다.

 

3. 고등어 이소베마끼
일본에서 사바를 너무 맛있게 먹고와서 좀 비교되는 부분이 있긴했지만 맛있게 먹었다. 기름기도 좀 부족하고 사이즈도 작았지만 시메를 너무 잘해서 감칠맛이 굉장히 도드라지는 느낌이었고 김, 생강, 시소 향이 잘 어울려서 맛있게 먹었다.

 

4. 도화새우, 우니
가격대 생각하면 참 좋았던 구성. 새우 사이즈도 좋고 우니도 안 좋은 맛없이 깔끔했다. 샤리가 처음으로 나온 피스였는데 이때부터 샤리 기대가 뿜뿜했던.. 새우 맛은 조금 아쉬웠다. 미리 샤리이야기를 먼저 하자면 염도, 식초 세기 모두 아주 슴슴한 스타일인데 식감이 너무 좋은 샤리다. 조금 드라이한 스타일에 아주 쫀득쫀득해서 네타보다 샤리에서 식감에 대한 역할을 다 하는 스타일. 그래서 입안에서 네타와 섞였을 때 씹는 질감이 너무 좋다. 쌀알도 매끈하고 최근 먹은 샤리 중 최고.

 

5. 갈치
이날 베스트중의 하나. 갈치를 가라아게 형태로 튀겨서 샤리와 함께 김에 싸서 주셨다. 김도 맛이 꽤 좋았는데 갈치 간도 좋고 사이즈도 좋아서 굉장히 맛있게 먹었다. 쌀밥에 갈치 조합이야 말해 뭐하겠는가. 역시 온도감도 아주 따뜻하게 내어주셔서 좋았다.

 

6. 광어
니기리 스타트. 숙성이 좀 덜돼서 식감이 좀 있는 편이었는데 선호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기억에 깊게 남지는 않았다. 광어는 확실히 좀 길게 숙성해서 찰기만 남기고 식감은 좀 죽이는 스타일이 나한테는 잘 맞는 것 같다.

 

7. 흑점줄전갱이
시마아지 이후부터는 다 맛있게 먹었다. 시마아지 자체가 살 맛이 엄청나게 난다기보다는 식감이 참 좋은데 이 날도 식감 좋고 잡내 안나는 좋은 네타였다. 서걱서걱한 특유의 식감이 참 좋은데 맛있게 먹었다.

 

8. 갑오징어
유자제스트 같은 기교 없이 깔끔했던 네타. 시마아지와는 다른 느낌으로 서걱서걱한 식감이 인상적인데 개인적으로는 오징어류는 무늬오징어, 한치 같은 찐뜩한 식감이 샤리와 잘 어울려서 좋아하는 편이다. 이 날 갑오징어는 서걱서걱한 식감도 괜찮았고 맛도 아주 깔끔했다.

 

9. 참치등살
아까미는 간장에 살짝 절여서 나왔는데 아일랜드 자연산 참치라고 하셨다. 산미가 쨍하거나 감칠맛이 풍부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잡냄새 없이 깔끔한 맛이었다. 샤리가 슴슴한 편이라 생선 감칠맛이 좀 안 올라오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10. 참치중뱃살
아까미가 좀 아쉬우면 차라리 기름기라도 잔뜩 들어있는 토로가 만족스러울때가 많은데 이 날이 그랬다. 기름맛 뒤에 꿉꿉한 맛도 없고 풍미가 꽤나 좋은 주토로였다. 역시 참치 뱃살처럼 기름이 낭낭한 네타들을 먹을 때 뿌리와사비가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와사비 향이 잘 어울리는 피스였다.

 

11. 우니
아주 좋은 우니는 아닌 것 같았는데 상쾌한 향도 좋고 특유의 감칠맛도 좋은 피스였다. 김을 쓰실때 두장씩 주시던데 무슨 이유가 있는건지.. 했는데 한장은 뒀다가 술안주로 먹었다 ㅋㅋ 가성비가 또 떠오르는피스였다.

 

12. 전갱이
이날 베스트. 전갱이를 유독 크게 손질해서 샤리 양도 많게 해서 굉장히 큰 피스로 만들어주셨다. 입에 꽉차는 느낌이 너무 좋았고 시메도 적절해서 입안에서 감칠맛 폭발하는 피스였다. 역시 히카리 덕후 취저하는 피스.

 

13. 고등어 봉초밥
고등어가 두번째 나왔는데 밥만 빼면 속재료 구성이 거의 같아서 좀 아쉬웠다. 물론 맛이 없는것은 아니었다. 고등어 사이즈가 좀 작아서 기름기는 없었지만 역시 시메가 잘돼서 감칠맛 자체가 좋았던 피스.

 

14. 박고지김밥
의외로 인상깊었던 박고지. 보통은 부드럽게 조리해서 식감이 거의 안느껴지게 하는 곳들이 많은데 사진에서도 보이듯 심이 살아있게 조리해서 쫀득?오독?한 식감이 느껴지는 스타일이었다. 샤리도 아주 쫜득쫜득한 스타일이어서 둘 조화가 좋았고 박고지를 절인 간장 타레도 아주 맛있었다.

 

15. 단새우
너무 차가워서 순서가 뒤로 좀 밀렸다고 하셨던 네타. 특별한 느낌은 아니었고 사이즈도 무난하고 맛도 무난 달큰한 단새우 맛이었다.

 

16. 장국
국물이 한 종류만 나왔는데 좀 특이한 형태였다. 스이모노도 아니고 미소시루도 아닌 스타일. 생선뼈 베이스의 국물인 것 같았고 차왕무시에 들어갔던 생선튀김이 들어가있었다.

 

17. 붕장어
끝을 알리는 붕장어가 나왔다. 아주 부드럽게 조리됐고 겉부분은 바삭하게 구워냈는데 최근 먹었던 붕장어들 중에서도 아주 수준급으로 맛있었다.

 

18. 교꾸
아주 무난한 달걀구이맛.

 

19. 디저트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에 구운 잣 토핑을 올리고 메이플시럽을 올려주셨다. 잣이 의외로 굉장히 잘 어울려서 맛있게 먹었던 디저트.


최근 갔던 스시야 중에서는 가장 인상깊었다. 샤리가 특히 맛있었는데 간 자체는 슴슴한 느낌(염분, 식초 향 모두)이지만 쌀 익힘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완전 쫀득쫀득해서 네타와 함께 씹는 느낌이 있는. 보통은 네타에 간을 좀 죽이고 샤리로 밸런스 맞추는 곳이 많았던 것 같은데 이 곳은 네타에 간이 좀 더 많이 들어가 있고 샤리에 힘을 많이 뺀 느낌이었다. 음식 맛 자체는 나무랄데 없이 좋았고 오히려 내 스타일이어서 재방문의사도 있다.

다만 아쉬운점이 좀 있었는데 셰프님이 많이 무뚝뚝한 스타일이라는 점. 서비스 디테일이라던지 음식 자체의 위생에는 문제가 없더라도 조리복을 좀 깨끗하게 하셨다면 더없이 좋았을 식사.

예약이 어려워서 또 갈 수 있을까 싶긴한데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곳.

 

괜히 올려보는 사진. 기물들에 진심이신 셰프님이셨다. 와인잔, 도쿠리 등 꽤나 좋은 것들을 쓰신다.

 

이 날 마셨던 소용량 사케. 이름이 젤 길어서 주문함 ㅋㅋㅋ

 

디저트 타임에 등장한 하겐다즈 업소용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웅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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