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정연] 암사동 골목의 돼지고기 핵잠수함

가서 먹은것

by _dahmyam 2023. 5. 24. 14:07

본문

반응형

암사동 거주 4년차. 애정하던 업장들이 생겼다 없어지기를 반복했다. 그 와중에 핵잠수함처럼 홀로 외롭지만 꿋꿋하게 자리를 지킨 곳이 있다. 이사온 초반의 방문에는 큰 기억이 남지 않았었는데 요즘에는 아주 맛있게 항상 먹는 곳. 혼자 영업하시는 사장님이 꼭 잘 되셨으면 하는 곳이다.


원형 테이블 6개 남짓의 작은 업장. 동네 어디에나 있을 법한 외관이지만 속으면 안된다.

 

사장님 혼자서 영업하시지만 찬구성도 고기퀄리티도 아주 좋다. 메뉴판이 아주 특별한 것은 없지만..

 

찬이 나오기 시작하면 어? 하는 생각이 바로든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데 하나하나 맛이 좋다.

 

그리고 놀람포인트 하나 더, 바로 숯. 엄청난 화력의 숯이 나오는데 퀄리티가 남영돈, 꿉당 등 네임드 돼지고깃집들과 견주어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삼겹, 목살은 좀 지루한데.. 그 마저도 원육 퀄리티가 너무 좋고 무엇보다 갈매기와 항정이 압도적이다.

 

1. 갈매기살
갈매기하면 그 옛날 서래의 양념 갈매기살과 최근에는 공덕에 있는 갈매기 골목이 떠오르는데 양념 안 된 갈매기살에는 소고기 안창살과 같은 내장의 육향이 큰 매력이다. 거기에 더해서 쫄깃한 식감까지. 이 모든 걸 완벽하게 보여주는 원육 퀄리티를 가지고 있는 집인데 이 좋은 고기를 완벽하게 구워낼 수 있는 질 좋은 참숯이 미친화력에 불맛까지 고기에 집어넣어준다.

 

2. 항정살
이 집에서 고기 한 종류만 먹어야한다면 망설임 없이 외치는 항정살. 요즘 프랜차이즈에서 항정 껍데기니 뭐니 하면서 항정살에 기름 안 걷어내고 그거 그대로 무게 달아서 파는 곳이 있는데 아예 질적으로 다른 제대로 정형한 통 항정살이 나온다. 심지어 통으로 나와서 원하는 식감으로 잘라서 먹을 수 있는데 결대로도 잘라보고 결 반대로도 잘라보고 아삭하기도 부드럽기도 하게 먹을 수 있다. 어떻게 먹어도 최고.

 

3. 암목살
압도적인 목살을 경험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육향이 강한 것도, 삼겹이나 항정처럼 풍부한 기름기가 있는 것도 아니라 선호하진 않는 부위지만 이렇게 제대로 숙성이 돼서 폭신한 목살은 소금만 가지고도 육즙의 모든 맛을 다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다. 2인분 이상 주문하면 이렇게 완전 두툼한 목살을 만날 수 있다. 맛은 뭐.. 설명할 필요가 없음.

 

4. 껍데기
이쯤 먹으면 사실 고기는 차고 넘치게 먹은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고기를 다 먹었다고 말씀드리면 껍데기를 서비스로 주시는데 오늘 계속 언급하게되는 그 모 프랜차이즈처럼 기름 다 붙여서 무게 늘려놓은게 아니라 껍데기만 제대로 정형한 그 쫀득 꼬득한 껍데기가 달달하게 양념돼서 나온다. 이거랑 또 소주 콸콸콸 쌉가능.

 

5. 찌개
껍데기 서비스는 맨 끝이라 모르고 나가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찌개는 애초에 서비스로 처음부터 그냥 주신다. 이래도 되나 싶게 퍼주시는데 혼자서 가도 그냥 풀사이즈 최소 2인분짜리를.. 우선 사진은 혼자가서 먹었던 김치찌개. 두부 낭낭하게 들어있고 여기도 고기가 꽤나 많이 들어있다. 도저히 혼자 못먹는 사이즈. 어쩔수 없이 밥을 주문할 수 밖에.. 기름진 고기와 시큼한 찌개? 말 다했지뭐

 

지인들과 다시 방문했을 때는 이미 된장찌개를 시켜놓은 상태였는데 술밥으로 이미 말아서 퍼먹고 있었다. 배불러서 못먹어봤지만 일행들 표정만 보고도 충분히 알 것 같은 맛.


외진곳에서 꿋꿋하게 영업하시는 모습이 참 멋있으면서 잘되셨으면 하는 짠한 마음까지 생기는 곳인데 놀랍게도 갈때마다 퀄리티를 유지하셔서 그마저 더 감사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매번 친절하시고 맛있는 고기를 내어주셔서 한 번이라도 더 가게되고 눈길이 가는 곳. 송파, 강동, 광진구 주민이라면 일부러 찾아갈 만큼 괜찮은 곳이다.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