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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원가든] 가든형 양념갈비구이의 원조. 상징 그 자체인 고깃집.

가서 먹은것

by _dahmyam 2023. 6. 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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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신사쪽에서 1년정도 회사생활을 할 때가 있었다. 점심시간이나 한가 할 때 산책을 하다보면 대로변에 눈에 띄게 큰 곳이 있었다. 삼원가든. 지금은 기업규모로 성장한 외식기업인데 강남출신인 분들에게는 여러가지 추억이 있고 나 같은 지방 출신 사람들도 알 정도로 유명한 부자들의 가족 외식에 있어서 정석같은 곳. 내가 저길 언젠가 가 볼 수 있을까라고 생각만 했던 곳인데 매년 이맘때면 삼원가든의 모기업 SG다인힐에서 사내 브랜드들의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데 할인율이 무려 50%다. 모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다녀왔는데 여러모로 배울게 많은 식사였다.


삼원가든은 '가든형' 숯불갈비의 교과서이자 역사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참에 좀 찾아보니 역사가 50년정도 됐다고 한다. 지금이야 갈빗집이 워낙 많아 장르적 특성이 많이 흐려진 듯 한데,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이렇다고..

 

1. 현재 전국적으로 많이 퍼진 돼지, 소 양념갈비 스타일의 시초는 수원갈비(아무래도 소갈비 쪽이 더 맞을 듯).
2. 이후 서울 외곽에 이 스타일을 본따 만든 벽제갈비(지금도 고급 갈빗집의 대명사)가 생겼고 큰 반향을 일으킨다.
3. 그리고 2.5~3세대로 넘어오면서 넓은 규모로 많은 인원을 수용하며 모임, 회식, 가족 외식이 가능한 업장이라는 의미에서 가든, 파크와 같은 이름을 쓰면서 갈비구이 집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그 시초가 되는 것이 삼원가든.

 

SG다인힐 여러 브랜드에서 행사를 진행했는데, 매년 이맘때에는 진행하는 행사.

 

멍청하게 별관밖에 사진을 안 찍어놨는데 별관만 해도 엄청난 규모인데 이 날 식사했던 본관은 이거의 두 배 정도 되는 듯. 별관은 VIP들 모시는 좌석이 따로 있는 듯 했다.

 

이 날 인파가 대단했는데 대기가 100팀까지 있었다고 한다. T익스프레스냐..

 

서울 한복판에 인공 폭포까지..

 

환영 리셉션이라고 해서 더운데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한 음료까지 제공하고, 세심한 서비스가 인상적이었다. 그래도 예약해둔터라 정시에 입장.

테이블이 미리 세팅되어있다. 찬들이 참 정갈하다. 양념갈빗집에서 흔히 보는 반찬 + 새로운 조합들. 역시 시초이자 교과서 답다는 느낌이 들었다.

 

행사일이어서 일부 메뉴가 빠졌다는 이야길 들은것 같은데 정확하진..않다.

 

에피타이저 느낌으로 주문한 한우 로스 편채.
겉면을 아주 살짝 익혀서 얇게 썰어냈다. 플레이팅도 예쁘게 해주신다. 채소를 아주 다양하게 같이 주시는데 고기에 원하는 채소를 올려서 쌈싸듯 먹으면 된다. 사진엔 안 보이지만 케이퍼도 같이 있어서 다양한 조합으로 먹을 수 있다.

 

채소가 다양해서 향이 아주 좋고 아삭한 식감이 좋아서 입맛 돋우기에 너무 좋았다. 찍어먹을 수 있게 준비해주시는 소스도 새콤달콤해서 잘 어울렸다.

 

드디어 대망의 양념갈비. 명불허전은 이럴 때 쓰는 . 연육된 정도, 간의 세기, 얇게 저민 두께 모든 게 딱 좋다. 고기는 손님 손 하나도 가지 않도록 처음부터 끝까지 핸들링 해주신다. 굽기도 아주 알맞게 잘 구워주신다. 양념도 단맛이 절제돼있고 그냥 먹어도 짜지 않을 정도로 마일드하다.

 

다 익은 고기는 마르지 않게 뼈 위에 올려서 익힘을 조절해주시고.

 

국룰인 냉면과 고기 조합도 한 입. 냉면은 평양냉면 스타일이다. 메밀면으로 뚝뚝 잘 끊어지고 고소하고. 그렇지만 간은 조금 있는 편. 우래옥 같은 느낌이지만 깊은 맛은 좀 부족하다고 보면 딱 맞을 듯 싶었다. 그래도 여느 양념갈비집보다도 맛있는 냉면 퀄리티.

 

후식냉면 비주얼. 물냉, 비냉 모두 무난하게 맛있었다.

 

일행 중 한 분이 업장에 아는 분이 있어서 낙지볶음을 서비스로 받았다. 화사한 빨간색으로 잘 볶은 낙지볶음. 낙지 사이즈도 아주 실하고 부드럽게 잘 익은게 이것만 따로 먹고 싶은 정도로 맛있었다.

 

 

다른 고기도 궁금해서 주문해본 한우안심. 2인분인데 꽤나 두꺼운 부위로 주셨다. 아쉽게도 너무 위쪽 안심이어서 아주 부드러운 식감은 아니었지만 육향도 적당하고 맛있게 먹었다.(할인된 가격이 아니라면 추천하고 싶지는 않음)

그래도 맛있게 잘 구워주셨다.

 

갈비탕이 또 맛있다고 해서 주문해봤다. 일반과 특이 다르다고하는데 특에는 곱창이 들어가있다. 갈빗대가 아주 많이 들어가있고 곱창이 들어있어 내장 특유의 고소함과 감칠맛이 아주 좋았다.


입이 떡 벌어지는 경험이었다. 요식업자를 꿈구면서 사실 맛집 만드는 것도 해보고 싶고 100년가는 노포를 만드는 것도 가치있는 일이고 뭐 다 좋지만. 사실 기업으로서 성장시킨다라고 했을 때는 아예 다른 이야기라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하게된다. 이정도 홀 규모를 소화하려면 사실상 주방의 규모보다는 공장의 규모에서 모든 파트가 나눠져 있겠죠. 그래서 찬부터 고기, 서비스까지 모든 영역이 굉장히 전문화되어있을 텐데. 그 모든 부분이 손님입장에서 90점 이상으로 느끼게 한다. 접객, 음식의 맛, 양, 플레이팅, 가격, 메뉴의 다양성, 다루는 주류의 범위, 그 안에서도 디테일로 들어가면 더 세분화 되어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디하나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경험이었다. 아주 깔끔한 내/외부, 군더더기없는 접객, 홀과 화장실까지 위생적인 관리 등등.

 

삼원가든이 비싸다는 사실에는 누구나 동의한다. 모든 식당이 모든 사람의 니즈를 100% 만족할 수는 없지만 이곳만큼은 아쉬움을 토로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이곳을 교과서라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도록 기억되고 많은 사람들이 다시 가길 원하는 곳. 많은 공부가된 시간이었다.

 

원래였다면 100만원에 육박했을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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