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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가타]삼청동의 조용한 한옥 레스토랑

가서 먹은것

by _dahmyam 2020. 7. 2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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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이라고 소문난 곳을 찾아다니는 재미도 있지만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을 먼저 알아가는 재미도 못지않다. 지난 겨울 오픈했는데 신상이라고 부르기엔 조금 늦은감이 있지만 이곳의 장르 자체가 흔치 않아서 아직은 따끈한 곳이다. 스칸디나비아 풍의 요리를 베이스로한 음식들을 내는데 코스 하나하나가 낯설지만 굉장히 좋은 기억으로 남는 곳이었다. 한옥을 개조한 내부부터 곳곳에 이곳의 아이덴티티가 정성스레 묻어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외진 골목 끝에 있어서 자칫하면 길을 헤멜수도 있어서 지도 잘 보면서 찾아가야한다. 작은 파란색 간판이 보이면 잘 찾아 간것. 만가타는 '호수에 부딪힌 달'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그 컨셉이 인테리어와 각종 기물에 잘 묻어있다.

 

런치/디너 상관없이 두개의 코스가 있고 단품메뉴들을 주문할 수 있다. 후기들을 보면 미트볼과 오리 리조또를 가장 많이 먹는 것 같았는데 나는 'Tasting Course'로 주문하고 미트볼을 추가해서 일행과 함께 먹었다.

 

주문을 하고나면 식전빵을 먼저 내어준다. 따뜻하게 구워진 상태로 나오는데 소기름을 바르고 소금으로 간을 해서 나온다. 굉장히 바삭하고 소기름 풍미가 좋다.

 

1. 스웨디시 덤플링(타임/핑거링 포테이토/홀스 레디시/베이컨)

베이컨으로 만든 소스(?)가 올라가있고 부드럽게 으깬 감자를 겉면만 바삭하게 튀긴 덤플링이다. 밑에는 라즈베리 잼이 깔려있는데 이대로 한번에 먹으면 된다. 갓 튀겨서 뜨겁다고 식혀먹으라고 안내해주는데 개인적으로 음식 식는걸 싫어해서 바로 먹었지만 먹을만 한 정도였다. 감자향이 강하게 나고 뜨거운 온도감도 좋았다. 라즈베리가 미트볼에도 함께 나오는데 여기저기 의외의 조합이 굉장히 좋았다.

 

2. 타르타르 브리오쉬(홍두깨살/브리오쉬/고등어 에멀젼/염장 노른자/흑임자 가루)

사진에는 보이지 않는데 뚜껑이 있는 이유가 있다. 안에 연기를 가득 채우고 서빙되는 동안 훈연향을 살짝 입히기 위함인데 때문에 처음 한두입은 그 훈연향이 전체적인 맛을 지배하다가 점차 가라앉는다. 다른 후기들을 보면 염장 노른자에 대한 평이 굉장히 좋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맛이 좀 약해서 잘 느껴지진 않았다. 브리오쉬가 크루통 형태로 들어가있는데 바삭한 식감이 굉장히 좋았고 각각의 재료들이 섞이면서 내는 시너지가 인상적이었다.

 

3. 버섯콘소메(만가닥 버섯/표고 버섯/느타리 버섯/양송이 버섯/펜넬시드/플래스크)

호불호가 가장 많이 갈렸던 코스. 정말 '버섯'콘소메다. 국물에서 버섯향이 굉장히 강하게 난다. 버섯을 안좋아하는 일행은 거의 손도 못대는 정도였다. 나는 버섯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정말 버섯향과 맛만 나서 당황스러웠다. 북유럽 음식들 특징인지 간도 슴슴한데 거기에 다른 향이나 맛은 따로 없었고 끝에 후추향만 살짝 나는 정도였다. 중식의 어향동고처럼 버섯 뒤에 소고기 반죽이 함께 있는데 버섯 식감도 향도 좋고 소고기 육향이 강하게 나서 조화가 굉장히 좋았다. 결론적으로 나한테는 '호'였다.

 

사진찍는걸 잊고 한조각 잘라 먹고 뒤늦게 찍은..

4. 오리(남해오리/훈연 컬리플라워/토마토피클/사우어크라우트)

원래는 예쁘게 잘 플레이팅되어 나온다. 사진으로도 보이듯 엄청나게 촉촉하다. 항정살보다는 오리가 더 나은 선택인것 같다. 껍질이 바삭하긴 했지만 조금 더 바짝 구웠으면 좋았을 것 같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러웠는데 가니시와의 조화도 굉장히 좋았다. 미니 양배추를 구워서(튀긴건가?) 올렸는데 함께 오리와 함께 먹으면 구워진 양배추 풍미가 오리 가슴살의 부족한 기름기도 채워주고 꼭 함께 먹게 되는 조합이었다.

 

5. 미트볼(미트볼/훈연 포타티스모스/페르시안 오이피클/라즈베리잼)

만가타의 시그니처 메뉴여서 단품으로 주문했다. 플레이팅된 모든 음식을 조금씩 올려서 한꺼번에 먹는게 가장 맛있다. 일행 모두가 라즈베리잼과의 조화가 좋다고 입을모아 이야기했는데 새롭긴 했지만 약간 갸우뚱했다. 미트볼 자체는 육향도 굉장히 진하고 데미글라스 소스도 흔히 익숙한 맛이 아니고 특유의 풍미가 굉장히 강하고 진했다. 훈연 포타티스모스라고 쓰여있는것이 결국 매시드포테이토라고 보면되는데 감자 맛 자체가 강하거나 하진 않았고 점도도 소스보다 조금 더 있는 정도여서 입안에서 다른 음식들과 섞일때 보조하는 정도로 느껴졌다.

 

6. 딸기 민트 스프(딸기/오렌지/생각/레몬그라스/요거트)

후식은 차가운 스프와 요거트 아이스크림이었다. 스프와 차의 중간정도로 느껴졌다. 위에 직접 말린 키위 칩이 올라가는데 바삭하게 씹힌 다음에 입안에 꾸덕하게 들러 붙는 식감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요거트 아이스크림도 맛있고 스프에 들어가있는 골드키위도 다 맛있고 좋았는데 딸기 스프 자체의 존재감이 죽는 느낌이어서 아쉬웠다. 딸기향도 강하고 다른 과일들의 향이 어우러져서 스프가 굉장히 맛있었는데 그 맛이 두드러지도록 구성하면 어떨까 싶었다.

 

한옥을 개조한 티가 나는 내 외관이 고즈넉한 멋을 풍기면서도 내부에서는 스칸디나비안 퀴진이라는 아이덴티티도 잘 살려낸 것이 인상깊었다.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빈자리가 보였는데 식사가 끝날때 쯤에는 자리가 가득찼다. 워크인으로도 방문이 가능해서 주변에 있다가 들르기도 좋을 것 같았다. 첫방문이어서 코스로 식사를 했는데 다른 단품메뉴도 궁금해졌다. 일행들도 단품 메뉴들에 와인을 곁들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길했다. 딱 가격만큼의 구성으로 나오는 것 같았는데 '스칸디나비안'이라는 장르 자체가 흔치 않기 때문에 새로운 경험도 하고 종종 생각도 날것 같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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