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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트러스트]거를 타선이 없었던 디너 6코스

가서 먹은것

by _dahmyam 2020. 7. 2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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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스로 서비스되는 레스토랑들을 다녀보면서 왜 그 가격을 지불하면서 음식을 찾으러 다니는지 매번 크게 깨닫고 있다. 셰프 마다의 색깔과 각각의 레스토랑들이 지향하는 점이 다른 것도 늘 재미있다. 이곳의 헤드셰프는 장진모 셰프님인데 다른 곳에서의 음식은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이곳에서의 음식은 뚜렷하게 지향점이 보였다. '익숙함'과 '확실함'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때문에 계속 생각나게 하는 마력이 있는 곳이었다.

 

이태원 번화가에서 아파트 단지를 가로질러 한적한 곳에 위치해있다. 이태원 역에서 도보로 10~15분 정도 걸린다.

 

1층
2층

내부는 캐주얼한 분위기지만 깔끔하다. 주방이 오픈되어있고 따로 서버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셰프님과 주방 직원분들이 직접 서빙과 음식 설명을 해주셔서 오히려 더 좋았다.

 

기본세팅과 메뉴판. 메뉴들이 거의 재료들만 적혀있어서 단품으로 주문하면 하나하나 물어봐야할 것 같다. 와인리스트도 꽤 다양했다.

 

와인 페어링을 요청하면 잔 단위, 병 단위 중 선택할 수 있다. 인원이 좀 많아서 3병으로 요청했다. 첫번째는 샴페인(프랭크 봉빌 레 벨 부아 블랑 드 블랑 브뤼). 가격 장벽 때문에 스파클링은 항상 까바에서 만족했던 터라 기대가 컸다. 기포감은 살짝 아쉬웠고 산미가 좋아서 입맛을 돋워줬다. 샴페인 서빙되고 코스 시작.

 

1. 가지/버번 위스키/간장/요거트

튀긴 가지 위에 소스와 잎채소가 올라간 첫번째 요리. 가지 튀김옷이 굉장히 얇은데 바삭한 맛이 좋았다. 요거트 맛은 크게 인상적인 점은 없었고 버번 위스키의 단맛과 향이 은은하게 감돌았는데 간장과의 단짠 조화가 좋았다.

 

2. 상추/항정살/된장/피스타치오

두번째는 샐러드 느낌이었다. 상추를 줄기째로 들고 먹게 되어있었는데 그 위에 재료 들이 올라가있었다. 항정살을 바짝 구워서 칩 같은 느낌으로 올렸고 된장과 피스타치오로 만든 소스가 각각 올라가 있었다. 중간중간 피스타치오가 같이 씹히고 상추도 식감이 좋았다. 다만 먹기가 좀 많이 불편하고 상추가 양이 좀 많아서 밸런스가 좀 안맞는 느낌이었다.

 

3. 오리 샌드위치

콩퓌한 오리가 들어간 샌드위치. 겉면을 바삭하게 구워내고 소스가 듬뿍 올라가있다. 인삼액이 들어간다고 하시는데 향이 강하지는 않았고 버터, 달걀과 같은 진하고 묵직한 맛이 났는데 호불호가 갈릴 수 없는 맛이었다.

 

3. 신선한 해산물/허브/오일/식초(셰비체)

소스가 너무 맛있었던 셰비체. 해산물은 도미, 잿방어, 성게소. 생선회와 성게소는 무난한 맛이었다. 식초와 오일이 듬뿍 묻어있었는데 바질오일이 들어간것 같았는데 위에 딜까지 올라가있어서 맛과 향이 입안에서 터지는 느낌이었다.

 

두번째 와인은 화이트와인(파고 드 시르서스 샤르도네). 사과향이 두드러졌고 화이트와인인데도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맛이어서 좋았다.

 

4. 장어/푸아그라/사과

화이트와인과 잘 어울릴거라며 서비스로 내어주셨다. 재료명만 있는 메뉴판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비주얼의 음식이 나왔다. 잘 구운 장어와 푸아그라를 갈아서 도넛형태로 만들었는데 질감이 꾸덕을 넘어서는 느낌이다. 흔히 먹는 밤 만쥬의 소같은 느낌인데 그것보다 서너배 꾸덕한 느낌. 푸아그라를 먹어본적이 없어서 이중 어떤 맛이 푸아그라인지 찾을 수는 없었다. 다만 전체적으로 버터나 치즈처럼 묵직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었다.

 

5. 완두콩/레몬버베나/요거트

이날 코스에서 가장 가벼웠던 메뉴. 농어, 오리 스테이크로 이어지는 중간에 입이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들어가 있는 재료들을 다 섞어서 먹으면 된다. 올리브오일 향이 굉장히 좋았고 육안으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레몬버베나 때문이었는지 시트러스향이 나는게 상큼해서 좋았다.

 

6. 농어/양파/홍합/계란

이날 베스트. 농어 껍질이 바삭하지 않았고 농어가 너무 푹 익어있는 느낌이었지만 소스가 굉장히 맛있어서 좋았다. 항상 느끼는데 생선 스테이크는 간을 원래 안하는건지 내가 갔던 곳들이 그랬던건지 항상 기본 간이 약하다. 이곳도 그랬는데 농어 살 맛이 굉장히 좋은데 소금간으로 맛을 좀 더 끌어올렸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가장 관건이었던 소스. 계란, 양파, 홍합이 소스로 만들어진 것 같은데 간도 좋고 어딘가 익숙한데 깔끔하게 정돈된 맛이 났다. 일행 사이에서 빅맥 소스, 갈릭디핑소스 등이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어딘가 공감이 되는 맛이었다.

 

7. 오리/인삼/밤/대추

메인인 오리 스테이크. 껍질에 통들깨를 입혀서 구워냈고 밤, 대추가 퓌레 형태로 만들어서 들어가있었다. 아래 깔려있는 소스는 인삼향이났는데 전체적으로 삼계탕의 뉘앙스를 내려고 하셨다는데 삼계탕에 들어가는 각각의 재료들이 해체돼서 새로운 방식으로 조합되어있었다. 오리 익힘도 좋고 단맛과 잘어울리는 오리가 밤, 대추 퓌레와도 잘어울렸다.

 

8. 디저트(패션프루트, 초코/얼그레이)

마지막 디저트. 푸딩같은 질감이었는데 입안을 정리하기 좋았다. 얼그레이와 초콜릿으로 단맛을 낸 층과 패션프루트를 베이스로한 층으로 겹쳐져있고 위에는 블루베리와 머랭쿠키가 올라가있다. 두 층을 같이 떠먹으라고 하는데 따로 먹는게 더 맛있었다.

 

마지막으로 이날 마신 와인들. 레드와인은 병을 따로 찍어놓은게 이것뿐이었다. 화이트와인이 가장 맛있었고 레드와인이 가장 평범했다.


전체적으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음식들이 전반적으로 아는맛에 가까운경우가 많았는데 그렇다고 평범하진 않은 느낌이었다. 새로움 때문에 도전을 하지는 않으면서도 어디선가 먹어본 맛을 의외의 곳에서 느낄 수 있어서 신선했다. 무엇보다. 디너 65,000원의 가격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게 큰 메리트. 코스를 주문해서인지 와인을 많이 주문해서인지 서비스를 많이 주신것도 좋았는데 다른 후기들을 보면 서비스를 주신다는 내용이 종종 보이는걸로 봐서는 인심이 후하신듯 하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하나같이 맛있는 음식과 이에 잘 어울리는 분위기까지 흠잡을데 없는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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