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급 스시야에는 처음으로 다녀왔다. 디너 8~10만원 선에서 항상 만족하고있었는데 기회가 닿아서 런치 10만원자리 스시야에 다녀왔다. 셰프님께는 죄송스럽지만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셰프님이고 업장이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명하진 않았지만 일행중 한분의 취향은 항상 정확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믿고 다녀왔다. 역시나 하는 생각이 끊이지 않았던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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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소라 서초점] 코우지 그룹의 또 다른 엔트리 스시야(디너)
스시에 입문하고 나서는 여러 유튜브나 후기를 자주 찾아보곤 하는데 코우지 셰프 유튜브에서 워낙 자주 보는 채널이다. 그래서 코우지 그룹의 스시야들은 뭔가 항상 익숙한 느낌이 드는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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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장의 간판. 식사도중에 셰프님께 모토이의 뜻에 대해서 질문했는데 그 뜻이 기억에 남는다. '모토이' 근본, 기본이라는 뜻이라고 하셨다. 그래서였는지 뭔가 음식들이 기교없이 깔끔하고 기본에 집중되어있는 느낌을 받았다.
업장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보이는 것이 건식 숙성고인데 비주얼에서부터 압도되는 느낌을 받는다. 한눈에 보기에도 질좋은 참치가 예쁘게 숙성고 안에서 기다리고있다.
오픈한지 오래되지 않은 업장이어서 내부가 굉장히 깔끔하고 테이블의 히노끼 질감도 부드럽고 차갑지 않아서 식사 내내 거슬리는 것이 하나도 없다.
점심식사였지만 샴페인과 화이트와인 한병을 곁들였는데 리델 잔이 세팅되었다. 이런 세세한 배려도 기분 좋게 다가왔다. 오픈 이벤트로 콜키지 프리 기간이었는데 11월까지만 진행한다고 한다.
와사비를 굉장히 좋아하고 왠만하면 와사비는 제품, 생뿌리 가리지 않고 맛있게 먹는데 이날은 조금 생경한 느낌이 드는 와사비였다. 이날은 나가노산 뿌리 와사비라고 하셨는데 와사비의 매운맛이 아니라 생 무를 갈아놓았을때 나는 그런 매운맛이 감돌아서 여러모로 좀 거슬리는 맛이었다. 기름기가 강한 재료들을 먹을때는 맛이 뭍혀서 별다른 느낌이 없었는데 와사비 맛이 도드라지는 흰살생선들과는 안어울리는 느낌이었다.
1. 찐전복(무시아와비)
첫 츠마미로 전복이 나왔다. 스시야에서 오랜만에 보는듯 해서 반갑게 먹었다. 삶은 정도도 아주 좋고 무엇보다 따뜻하게 내어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크림이나 별다른 부재료 없이 게우소스를 만든다고 하셨는데 굉장히 깔끔한 느낌이었다.
2. 참돔
6일을 숙성하셨다고 하는데 가장 임팩트가 없었던 음식이었다. 숙성이 과했는지 식감도 너무 무르고 감칠맛이나 흰살생선 특유의 단맛도 거의 없는 느낌이었다.
3. 참치 뱃살, 속살
건식숙성 참치라는 말을 듣고 굉장히 많은 기대를 하고 방문했는데, 솔직히 별다른 차이는 느껴지지 않았다. 건식숙성이어서 그런지 수분감이 좀 적었는데 육안으로 봤을 때보다 속살의 산미나 뱃살의 기름진 맛 모두 잘 느껴지지 않아서 아쉬웠다.
4. 줄전갱이(시마아지)
이날 츠마미 중에서 베스트. 전반적으로 등푸른생선을 굉장히 잘하시는 느낌을 받았다. 겉면을 아부리하셔서 불향이 강하게 났는데 개인적으로는 생선 자체가 굉장히 맛있었던 느낌이어서 아부리없이 그냥 내셨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시마아지가 나올때에 맞춰서 간장도 새로 내어주셨는데 간장을 훈연하셨다고 하는데 훈연의 맛이 여기저기 너무 많이 느껴져서 이렇게 좋은 원료들을 쓰시면서 맛을 너무 많이 다른 것들로 덮는 느낌이 들어서 여기까지는 좀 아쉬운 느낌이었다.
5. 키조개 관자
개인적으로 관자는 가리비의 달큰한 느낌을 좋아하는데 키조개 관자는 처음 경험해봤다. 크기가 커서 비주얼 자체가 굉장히 먹음직 스러웠는데 맛 자체는 평범한 느낌이었다. 오히려 겉의 김과 시소 잎의 향이 더 좋았다.
6. 매실라임셔벗
니기리가 시작되기 전에 입가심을 할 수 있는 코스가 있었는데 양식 정찬에서나 볼 수있는 구성이어서 반가웠다. 별것 아니지만 이런 디테일이 파인다이닝의 묘미가 아닐까.
7. 능성어+참치 뱃살
첫 니기리는 능성어와 참치뱃살을 얇게 썰어서 겹친 한 점이었다. 흰살 생선의 감칠맛에 참치 뱃살의 기름맛이 더해져서 또 새로운 느낌이 났다. 츠마미때의 참치 뱃살보다 훨씬 기름진 느낌이었는데 여쭤보니 츠마미에서 쓰는 참치와 니기리의 참치가 조금 다른 것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이 이후로 나온 참치는 전부다 표정을 숨길 수 없이 맛있게 먹었다.
스시야에서는 꼭 샤리만 따로 부탁드려서 먹어보곤 하는데 초는 약한 느낌이었고 간이 좀 센 느낌의 샤리였다. 적초와 쌀식초를 혼합해서 쓰신다고 한다. 밥알이 조금 더 쫀득했으면 좋았겠지만 충분히 맛있는 샤리였다. 오픈 초기에 샤리에 대한 악평이 굉장히 많았는데 샤리 온도를 유지하는 기계가 도착하기 전이어서 그랬다고.. 이날은 전반적으로 온도감도 좋고 별다른 흠을 잡을 수 없는 샤리였다.
8. 참돔
두번째 니기리는 참돔이 나왔다. 츠마미떄와 같이 참돔은 조금 아쉬운 느낌이 강했다. 안에 껍질을 넣어주셨다는데 식감에는 특이한점을 느끼기 어려웠다. 그리고 꼭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이 있었는데 중간중간 네타가 너무 차가운 피스들이 있었다. 참돔이 특히 그랬는데 셰프님이 읽지는 않으시겠지만 누군가 이 글을 읽고 방문한다면 꼭 이야기하시길..
9. 흰꼴뚜기(아오리이까)
맛있었던 것들 중 하나. 일단 흰꼴뚜기 크기가 가늠이 될정도로 입에 꽉차는 느낌이었다. 씹히는 느낌이 굉장히 부드럽고 녹진하게 입안에서 녹아내리면서 샤리와 함께 섞이는데 유자향도 잘어울리고 간장이 아닌 소금으로 간을해서 깔끔한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샤리 이야기에서 처럼 조금 더 쫀득한 샤리였다면 이날 베스트였을 정도로 맛있었다.
10. 참치 속살 간장절임(아까미즈께)
니기리에서 먹었던 참치들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츠마미때 먹었던 아까미는 맛이 엄청 흐린 느낌이고 산미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 한점은 산미도 좋고 즈께양념맛도 굉장히 좋았다. 츠마미보다 뱃쪽에 더 가까운 혈합육을 써서 그런것 같다고 하셨다.
11. 참치 뱃살(오토로)
이날 베스트 중 한점. 사진으로 보기에도 마블링의 수준이 다르다. 입안에서 번들거릴 정도로 기름기가 강하게 느껴지고 샤리와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12. 흰새우(시로에비)
작은 새우의 껍질을 벗겨내고 여러 마리를 겹쳐서 니기리로 해주셨다. 손이 많이 가는 메뉴였을 텐데 맛은.. 그냥 단새우(아마에비)가 더 생각나는 맛.. 임팩트가 약했다.
13. 대게(카니)
대게 살을 내장에 비벼서 쥐어주셨다. 갑각류 중독자로서 남이 발라준 게살은 언제나 행복하다. 다만 차가운 상태로 나와서 게 향이 좀 약한 느낌이어서 갑각류가 주는 극한의 행복감까지는 아니었다.
14. 학꽁치(칸누끼)
학꽁치는 보통 일본어로 사요리라고 많이 알고있는데 20cm이상 급의 학꽁치는 다르게 부른다고 하신다. 칸누끼. 학꽁치 스시는 처음이었는데 네타에서 특별한 맛은 느끼기 어려웠다.
15. 청어(니싱)
이날의 베스트. 사실 참치 뱃살보다도 더 맛있게 먹었다. 이날 앵콜도 청어로 했는데 사진만봐도 군침이 돈다. 잔가시가 조금 느껴지긴 했지만 청어에서 처음 느껴보는 감칠맛이었다. 안에 들어간 실파의 향도 굉장히 좋았고 시메하지 않은 생 청어를 처음 먹어봤는데 기름진 맛과 등푸른 생선의 감칠맛이 완벽했다.
16. 고등어 초절임(시메사바)
청어만큼이나 맛있었던 고등어. 시메의 향이 강하지 않아서 좋았고 고등어의 크기가 크지 않아서 기대하지 않고 먹었는데 기름기도 좋고 감칠맛도 괜찮았다.
17. 성게소(우니)
러시아산 우니였다. 러시아산이라서 선입견을 가지지 않을까 싶어서인지 디테일하게 설명을 해주셨다. 러시아 원산지이긴 하지만 일본에서 작업된 우니라고 하셨다. 남자 셰프님께 실례지만 애교섞인 목소리로 우니 좀 많이 주십사 너스레를 떨었더니 일행 5명에게 거의 우니 한판을 다 올려주셨다. 이렇게까지 하셔도 되나 싶을정도로. 역시 돈의 맛이라고 우니는 비리거나 쓴맛 하나 없이 풍부한 바다맛이 진하게 느껴지는 맛이었다. 그걸 입안 한가득 넣고 녹여먹을 수 있다니.. 호사스러움의 정점이었다.
18. 장국(미소시루)
장국은 좀 평범한 느낌었다. 조개의 시원한 맛도, 미소의 고소하고 달큰한 맛도 두드러지는 것 없이 평범한.. 느낌
19. 붕장어(아나고)
항상 슬픈 그 니기리. 붕장어가 나왔다. 붕장어 풀어지는 식감도 굉장히 좋았고 달큰한 소스와의 조화도 괜찮았다.
20. 다진 참치뱃살 김밥(네기토로마끼)
마끼를 세개씩이나 내어주신다. 이곳에서 쓰는 김의 향이 굉장히 좋아서 김과 함께 나오는 것들은 다 맛있게 먹었다. 참치 뱃살의 맛이 많이 약해서 아쉽긴 했지만 맛있게 먹었다.
앵콜로 요청드린 청어. 이 사진에서 기름기가 더 강하게 느껴진다. ㅎㅏ.. 정말 맛있었는데..
21. 달걀구이(교꾸)
쫀득한 느낌의 교꾸였다. 폭신한 카스테라같은 느낌보다는 이런 스타일을 더 선호하는데 업장 입장에서는 카스테라처럼 폭신한 교꾸가 더 만들기 쉽다고 한다. 일정 온도의 오븐에 돌리면 끝이라고 하는데 이런 스타일은 야끼바에서 불조절을 세심하게 신경쓰면서 더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달큰한하고 고소해서 좋았다.
22. 디저트
다른 후기들에서는 위에 올라간 자몽 젤리가 정말 이꾸라같이 생겼는데 이날은 조금 모양이 예쁘지 않게 나왔다. 일부러 연어알처럼 자몽을 젤리화 해서 아이스크림 위에 올리고 녹차크림치즈로 와사비 느낌을 내서 디저트를 만든다고 하셨다. 맛보다는 비주얼에 더 초점이 맞춰진 느낌이었다.
다녀온지 일주일 정도 된 업장인데 많이 알려지지 않은 셰프님인데도 불구하고 업장은 12월 중순까지 거의 풀부킹상태였다. 이미 입소문을 타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있는 맛집이 되어있었다. 포스팅을 하면서 보니 런치였는데도 코스가 22개에 앵콜까지 나오는 풍족한 구성이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하이엔드 스시야는 좀 과하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는데 이번 계기로 다른 스시야들도 도전해봐야할 이유가 생겼다. 이곳 역시 재방문의사 100%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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