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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마니약초백숙] 서울 한 복판에서 유황 오리/닭으로 만든 보약 한 사발

가서 먹은것

by _dahmyam 2023. 4. 2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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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였다면 절대 하지 못했을 경험을 하고왔다. 몸보신한다고 백숙 먹으러 가도 들어있는 약초라고는 인삼 한 뿌리에 당귀, 엄나무 조금 정도 되는데 진짜 갖은 약초를 '때려넣은' 백숙을 먹고왔다. 정말 '약'맛이 나기 때문에 호불호가 크게 갈릴 것 같긴한데 확실히 몸에 좋은 것이라는 느낌을 확 받는 음식이어서 신기한 경험이었다.


뚝도시장 근처에 있는데 내/외관이 서울 근교의 가든 같은 느낌이 난다.

 

하루에 닭 10마리 오리 10마리 분량을 점심, 저녁에 나눠서 판매하시는데 예약을 꼭 해야먹을 수 있다. 예약자 정보를 테이블마다 써놓으신다.

 

메뉴는 딱 두 개인데 백숙을 오리/닭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음식도 다 세팅이 되어있고.

 

백숙을 주문하면 기본으로 제공해주시는 약주. 그날그날 술 종류가 다른데 이 날은 영지버섯을 연태고량주에 침지해서 만드셨다는 술이었다. 이것도 그냥 약 맛 ㅋㅋㅋㅋ

 

백숙 비주얼이 살벌했다. 닭고기는 보이지도 않고 각종 버섯과 약초들이 보인다. 동충하초, 방풍나물.. 하도 많아서 나머지는 기억도 안 남 ㅋㅋㅋ 그래서 국물... 이걸 국물이라고 해야할지 약물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저 액체는 진짜 말 그대로 약맛이 난다. 쓰고 방풍나물 같은 채소에서 오는 아리고 화한 느낌이 많이 나는 맛이었다. 소금을 좀 풀면 그래도 좀 익숙한 백숙맛 쪽으로 조금 오긴함.

 

사진에 사이즈가 제대로 안 담겼는데 날개 사이즈로 봤을 때 유황 토종닭은 당연한거고 양계로 치면 15호가 넘는 아주 큰 닭으로 보였다. 살이 후두둑 떨어질 정도로 푹 삶아서 내어주신다. 살도 쫄깃하고 닭에서 육향도 제법 느껴진다. 이쯤 먹으면 땀이 삐질삐질 나는데 이게 더워서 그런건지 약발을 받는 건지 몸에 열이 확 오른다.

 

그리고 버섯과 고기를 조금 건져먹으면 약찰밥으로 만드신 누룽지가 보이는데 너무 일찍 빼지말고 오래 넣고 푹 끓여야 할 것 같다. 우린 너무 빨리 꺼내서 딱딱하고 난리났었음.

 

그리고 약찰밥. 조금 식사를 하다가 약찰밥을 주문하고 육수를 좀 더 요청해서 죽 형태로 먹으면 국물 향이 좀 눌려서 편하게 먹을 수 있다. 백숙은 전체적으로 약으로 먹는 느낌으로 먹으면 된다.

 

사실 맛은 묵은지 닭도리탕이 맛있었다. 김치가 시원 칼칼해서 아주 맛있었고, 닭이 육계여서 굉장히 부드러웠다. 국물도 사골육수와 약초물을 반반 사용하신다고 한다. 김치도 꽤나 매운데 고춧가루까지 넉넉하게 뿌려주셔서 국물이 아주 시원 칼칼한데 매운걸 잘 못 먹는 사람들은 좀 부담스러운 맵기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백숙과 크기 차이가 꽤 나는 닭 날개.

 

소주를 주문하면 시원하게 먹을 수 있도록 보냉?용기를 주신다. 작은 요소요소 배려가 돋보였다. 그 만큼 사장님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주시기 때문에 섣불리 뭐 하려고 하지말고 항상 물어보고 움직어야함 ㅋㅋ 안 그러면 혼난다.


정말 제대로 보신했다는 느낌이 확 드는 집이었다. 이걸 '맛집'이라고 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약 먹는 느낌이었는데 또 닭도리탕은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한 독특하지만 맛있는 닭도리탕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기본찬을 굉장히 많이 내어주시는데 하나하나 조미료도 안 쓰시고 직접 키우시거나 지인으로부터 받은 재료들로 건강하고 맛있는 찬을 내어주셔서 사실 밥만 있어도 한끼 뚝딱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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